'반도체 블랙홀' 중국…올해 3000억달러 수입 무너질까

中, 최근 2년 연속 반도체 3000억달러 '최대 수입국'
올 상반기 1550억달러…하반기 '화웨이' 제재가 변수

서울 중구에 위치한 화웨이 한국지사 사무실의 모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전 세계에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00억달러(약 348조원) 수입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까지 수입 실적은 전년보다 늘어났지만 최근 발효된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영향으로 하반기 반도체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세계무역기구(WTO) 국제무역센터(IT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전세계에서 수입한 반도체는 약 3059억9783만달러(약 355조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3127억달러)과 비교해 2.2% 감소한 것이다. 2019년에 반도체 불황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떨어진 이유에서다. 실제로 중국의 메모리 수입액은 2018년 1230억달러에서 2019년 946억달러로 23.1% 줄었다.

IT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반도체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대만으로 약 99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어서 한국이 634억달러, 재수입 형태의 중국이 379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173억달러, 136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말 기준으로 중국이 주요 국가들로부터 약 1550억달러 어치의 반도체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했다. 국가별 수입액을 살펴보면 △대만 509억달러 △한국 311억달러 △중국(재수입) 177억달러 순이다.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수입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2006년 수입액 10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2013년 2000억달러, 2018년 3000억달러 등 꾸준히 수입액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에 변수가 생겨 연간 수입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화웨이 제재안 때문이다. 이는 미국산 장비나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제작된 반도체는 미국 정부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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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웨이는 지난 8월부터 급하게 재고 확보에 나섰으나 지난 15일부터는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일본, 미국, 대만 등 전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끊게 된 것이다.

문제는 화웨이가 중국 반도체 수입액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화웨이의 반도체 구입액은 각각 212억달러, 208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중국의 연간 반도체 수입액의 약 6.8%가 화웨이 몫인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주요 기업들이 화웨이를 대체할 만한 공급사를 확보할 경우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수입액의 7% 가량을 차지하는 데다가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번째로 '큰손'인 화웨이 공백을 완전히 메울 거래선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에 이어 중국의 '톱 5' 스마트폰 제조사로 꼽히는 오포(OPPO)와 비보(Vivo)를 자회사로 둔 BBK 일렉트로닉스의 지난해 반도체 구입액은 약 127억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샤오미(70억달러)를 더하더라도 화웨이보다 적은 규모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거래 규모가 큰 반도체 기업을 둔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대중(對中)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웨이의 반도체 수입 중단으로 수요가 감소하면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 기업들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의 메모리 수입액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향후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중국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은 약 436억달러로 이 중 약 49%인 213억달러 어치를 한국에서 사들인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 관련 특별수출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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