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종합]SK하이닉스 "상반기 혹한…장비투자 40% 줄인다"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 약 17조원…올해는 감소할 듯
올해 D램·낸드플래시 '빗그로스' 각각 10%·30% 예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사무소/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IT업계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혹한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예정이다.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에서 수요와 가격 하락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시황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진행된 2018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2019년 장비투자 금액은 40% 가량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전체 설비투자 규모는 약 17조원으로 충북 청주의 M15 신규 팹 완공과 중국 우시팹 확장 등에 따른 투자가 반영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메모리 시장의 전반적 약세가 감지되면서 SK하이닉스도 투자 규모를 줄이며 사실상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51.9% 늘어난 '사상 최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만 놓고보면 오히려 영업이익은 4조43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6% 감소한 '어닝 쇼크'를 겪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투자에서 거시경제 변동성과 예상대비 시장 약세 흐름을 적극 반영하겠다"면서도 "캐파 감소에 대한 보완투자나 공정전환 속도 조절로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R&D(연구개발)나 이천 M16 신규 팹 건설 등을 위한 투자는 축소하지 않고 유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진행된 메모리 시장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2년간 메모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던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이 감소하며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왔던 서버 D램의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이 기존의 서버 D램 재고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신규 수요 창출도 쉽지 않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로 가면 서버 고객들의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발표나 계절적 이벤트 등의 영향이 있어 상반기 내에 재고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D램 출하 성장률은 10% 중후반대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전반적 수요 흐름의 변화를 볼 때 수요 성장률도 지난해보다 낮은 10% 중후반을 예상한다"면서 "1분기 D램 출하량은 계절적 영향까지 더해지며 전분기보다 10% 줄었다"고 강조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올해 연간으로 출하 성장률이 30% 중후반대로 전망된다. 올 1분기 낸드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은 20% 이상 하락하며 수익성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감산에 나서지 않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회사는 "감산에 대한 구체적 검토는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올해 증가하는 재고 수준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2016년 4분기~2018년 4분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 실적 추이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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