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여기가 올영이야 다이소야"…뷰티로 외국인 잡는 매장들
다이소 첫 뷰티 특화 매장 건대점…상품 구성 80%가 화장품
상권별 매장 전략 강화…올해 다이소 뷰티 상품 수 55% 증가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올리브영과 구성이 비슷한 것 같아요."
2일 아성다이소 건대점에서 뉴스1과 만난 스페인 국적의 유학생 다니엘라(24)는 매장 안을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다이소에 들른다는 다니엘라는 "올리브영도 자주 가는데 다이소는 가격이 더 싸서 오늘은 엄마한테 선물할 화장품을 사러 왔다"며 "여기서 전에 마스크팩을 샀는데 괜찮았다"고 말했습니다.
건대점은 8월 말에 오픈한 다이소의 첫 뷰티 특화 매장입니다. 상품 구성의 약 80%가 화장품으로, △클렌징부터 △스킨케어 △색조 △마스크팩 △바디케어 △헤어케어 등 세부 카테고리별로 매대를 나눠 다양한 브랜드를 들여놓았습니다.
일부 제품에는 '테스트용' 테이프를 붙여 소비자가 직접 화장품을 자유롭게 써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메이크업용 제품 옆에는 화장품을 쓰고 지울 수 있도록 리무버와 화장솜도 비치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단순히 상품군 강화뿐만 아니라 제품 테스트라는 경험적 요소까지 벤치마킹한 모습입니다.
다이소 측은 건대점이 약 20평 정도의 소규모 점포라 모든 카테고리 상품을 들여놓기 어려워 뷰티 상품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건대 상권에 있는 2개 매장 모두 화장품 매출이 높게 나온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입니다.
건대 상권은 대학가와 먹자골목이 있어 보통 유학생이나 양꼬치 거리를 중심으로 모이는 중화권 출신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여기에 인근 성수동 상권에서 넘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습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서울 광진구를 방문한 외국인은 151만 명으로 전년 대비 24만 명이 늘었습니다.
실제로 다이소 건대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해 제품에 영문·일문·중문 표기를 병기하거나 인기 제품을 모아 '한국 기념품'(Korean Souvenir) 코너를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인 고객이 매장 안에서 직원에게 문의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습니다.
다이소는 건대점 외에 뷰티 특화 매장을 추가로 낼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에서는 최근 새로 출점한 매장마다 뷰티 상품군을 강화한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앞서 7월 31일 오픈한 신사가로수길점과 8월 21일 문을 연 청담도산공원점이 대표적입니다. 두 매장 모두 약 300평 정도의 대형 매장으로, 다른 지점에 비해 뷰티·패션·식품 등 외국인 수요가 많은 상품군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청담도산공원점은 지하 입구에서부터 안내 방송이 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로 나왔습니다. 벽에는 '글로벌 베스트 10픽' 인기 상품 전단이 붙어 있고 뷰티 매대는 지하 1층의 약 절반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세부 카테고리 내에서도 브랜드별로 매대를 분리할 정도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다이소 청담도산공원점이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올리브영 학동중앙점과 불과 100여 m 떨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도보로는 약 2분 거리입니다. 두 매장이 도산공원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두고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업계는 균일가 정책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다이소가 올리브영과 또 다른 K-뷰티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올리브영의 매대 진열 방식을 차용하면서 K-뷰티 수요를 초저가로 흡수하고 일상 생활용품 쇼핑과 연결했다는 분석입니다.
다이소 뷰티 사업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다이소 뷰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수는 작년 말 기준 120여 개에서 8개월 만에 150여 개로 늘었고, 같은 기간 뷰티 상품 수는 1420여 개에서 2200여 개로 약 55% 급증했습니다.
올리브영이 구축한 K-뷰티 쇼핑 모델은 다이소만이 아니라 무신사와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채널 간 선의의 경쟁이 중소 뷰티 브랜드에는 유통 기회 증가로, 외국인들에게는 더 많은 K-뷰티를 경험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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