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 한 잔, 따르는 법만 바꿨더니…풍미 싹 달라졌다[르포]

부드러운 거품 '오리지널·향 강조한 '여운'…용량·가격 같지만 개성 달라
11일까지 더현대 서울 와인웍스 팝업…소시지부터 치즈케이크까지 페어링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에비스 더 라운지'에서 전문 탭퍼가 거품 위에 다시 맥주를 따르는 푸어링 방식의 '에비스 여운'을 만들고 있다. ⓒ News1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맥주는 하나고 기계도 하나지만 따르는 방식에서 차이가 납니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에비스 더 라운지'에서 만난 전문 탭퍼 양진혁 매니저는 에비스 생맥주 탭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손을 거친 맥주는 모양이 다른 두 잔에 담겼다. 하나는 부드러운 거품을 강조한 '에비스 오리지널', 다른 하나는 향의 여운을 살린 '에비스 여운'이다.

서로 다른 제품처럼 보였지만 하나의 에비스 케그(생맥주 통)에서 나온 같은 맥주다. 따르는 방식에 따라 맥주와 거품의 비율을 달리하는 '푸어링'과 사용하는 잔을 달리해 한 가지 맥주를 두 방식으로 즐기도록 한 것이다.

에비스의 국내 공식 수입·유통사 엠즈베버리지는 지난달 26일부터 더현대 서울 와인웍스에서 이번 팝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11일까지 전문 탭퍼의 푸어링과 음식 페어링을 함께 선보인다.

같은 에비스로 만든 두 잔…푸어링 따라 질감·향 달라져

오리지널은 맥주와 거품을 7대 3으로 맞춰 제공한다. 따르는 과정에서 생긴 거친 거품을 밀어내고, 가장자리에 남은 거품은 '비어 나이프'로 정리한다. 입자가 고운 거품을 남겨 부드러운 질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운은 맥주를 한 차례 더 붓는 과정이 더해진다. 처음 맥주를 잔의 9할 가까이 따르고 거품을 추가한 뒤 잔을 낮춰 낙차를 두고 맥주를 다시 부었다. 향의 여운을 길게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비어 나이프로 윗면을 정리하자 두꺼운 거품층을 얹은 한 잔이 완성됐다.

두 방식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잔도 따로 준비됐다. 오리지널은 길고 잘록한 맥주잔에, 여운은 둥근 몸통에 긴 다리가 달린 와인잔 형태의 잔에 담겼다. 잔 용량은 각각 380mL이며 가격은 두 메뉴 모두 한 잔당 9000원이다.

에비스 오리지널(왼쪽)과 여운. ⓒ News1 황두현 기자

양 매니저는 오리지널이 부드러운 질감에, 여운은 향을 길게 느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를 비교할 때는 오리지널을 먼저 마신 뒤 여운을 맛보도록 권했다.

맥주 맛을 유지하는 데는 제품과 설비 관리도 중요하다. 양 매니저에 따르면 에비스는 몰트향을 즐기기 좋은 온도를 영상 2~6도로 보고 관리한다. 통상 케그는 판매 전 냉장고에서 2~3일간 숙성하며 이번 팝업에서는 냉각기를 활용해 제공 온도를 맞추고 있다.

케그와 탭을 연결하는 관, 맥주를 따르는 잔의 청결 상태도 관리 대상이다. 양 매니저는 "맥주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을 청소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30대 여성 A 씨는 팝업 소식을 듣고 서울 양재동에서 찾아왔다. 그는 "평소 맥주를 좋아하는데 에비스 팝업을 열었다는 소식에 연차를 내고 왔다"며 "두 가지 맥주 중에는 여운이 좀 더 부드럽고 향이 좀 더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에비스 더 라운지' 매장 모습.ⓒ News1 황두현 기자
더 현대 서울 지하서 11일까지…맥주에 치즈케이크 코스 구성

이번 팝업은 맥주를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경험에도 무게를 뒀다. 사전 예약 고객에게는 두 가지 맥주에 각각 음식을 곁들인 '에비스 페어링 세트'를 유료로 제공한다.

첫 코스는 에비스 오리지널과 소시지·감자튀김·오징어 등으로 구성한 비어 플레이트다. 두 번째 코스에서는 여운에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곁들인다.

에비스 효모 특유의 과일 향과 오리지널의 감칠맛을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첫 코스 메뉴를 구성했다는 게 엠즈베버리지 측 설명이다. 후식인 치즈케이크 역시 맥주의 과실 향과 마신 뒤 길게 남는 여운을 고려해 조합했다.

에비스 더 라운지 매장 내에서 모델이 '에비스 페어링 세트'를 즐기고 있다. (엠즈베버리지 제공)

수천 종의 와인과 페어링 메뉴를 제공하는 와인웍스 내에 팝업을 마련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음식과 메뉴를 함께 다루는 와인웍스를 찾는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에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해 공간이 주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예약 없이 방문해 맥주를 주문할 수도 있다. 현장 바에서는 1인당 두 잔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추가 주문을 원하면 테이블 석으로 옮겨 즐길 수 있다. 매장 한편에서는 주중에만 더현대 서울 방문객을 대상으로 무료 시음도 진행한다.

엠즈베버리지 관계자는 "와인웍스가 가진 미식과 주류를 아우르는 공간의 특성을 바탕으로 에비스를 음식과 함께 즐기고 공간과 분위기까지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맥주로 소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