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버거 건넨 크루가 가족"…군 장병 울린 맥도날드의 깜짝 선물

군 장병 찾아간 '행복의 버거'…가족·친구 만남까지 마련
13년 사회공헌 첫 콘텐츠화…CR·마케팅 협업에 고객 사연도 늘어

(왼쪽부터)임세확 맥도날드 CR팀 Supervisor, 박연정 맥도날드 마케팅팀 팀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한국맥도날드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누구에게는 햄버거 하나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만드는 직원들의 정성과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 맥도날드 본사에서 만난 임세확 한국맥도날드 CR팀 슈퍼바이저가 '행복의 버거'를 설명하며 가장 강조한 것은 '진정성'이었다. 기업의 사회공헌(CSR)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무엇을 했는지보다 왜 시작했고, 얼마나 꾸준히 이어왔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국맥도날드가 지역사회에 버거로 감사와 응원을 전하는 '행복의 버거'를 시작한 지 올해로 13년째다. 재난·재해 복구 현장부터 도움이 필요한 지역아동·군 부대까지 전국 곳곳을 찾아 버거를 전달해 왔다.

임 슈퍼바이저는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판매하는 회사이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도 햄버거"라며 "그 햄버거를 통해 감사와 응원이 필요한 분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자는 것이 행복의 버거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임세확 맥도날드 CR팀 Supervisor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한국맥도날드 제공)
버거 건넨 크루가 가족이었다…장병 울린 '깜짝 만남'

최근에는 맥도날드가 한발 더 나아가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직접 찾아가 응원과 뜻밖의 만남을 선물하는 '행복의 버거 서프라이즈'로 활동의 폭을 넓혔다. 버거를 매개로 소중한 사람과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준다는 취지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육군 제23경비여단 군 장병을 택한 것도 이런 취지와 맞닿아 있다. 임 슈퍼바이저는 "우리 사회와 가까운 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는 군 장병에게 힘을 전하고자 했다"며 "군 복무는 본인이나 가족을 통해 많은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만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버거 전달은 장병들에게 더 특별한 순간으로 이어졌다. 이날 맥도날드 크루 복장을 하고 버거를 들고 나타난 이들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장병들의 가족과 친구들이었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장병들은 예상치 못한 가족·친구의 등장에 놀라움과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고, 이들의 재회 장면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임 슈퍼바이저는 "버거를 들고 찾아가 '응원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장병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는 결국 가족이나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그분들과 함께한다면 버거 한 끼가 더 오래 기억되는 순간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족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과거보다 군 복무 중 연락은 쉬워졌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할 기회는 여전히 많지 않아서다. 먼 거리에도 부모와 친구는 물론 연로한 조부모까지 기꺼이 부대를 찾았다.

임 슈퍼바이저는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오히려 온라인으로 쉽게 연결되는 시대일수록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나는 시간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로하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먼 길을 와주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결국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것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13년 선행을 세상 밖으로…맥도날드가 콘텐츠에 담은 진심
박연정 맥도날드 마케팅팀 팀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한국맥도날드 제공)

이처럼 의미 있는 활동을 13년간 이어왔지만 '행복의 버거'의 취지와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은 또 다른 과제였다.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음에도 정작 어떤 활동인지, 왜 이어오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처음으로 마케팅팀과 CR팀이 기획부터 섭외·제작까지 함께해 '행복의 버거'를 콘텐츠로 풀어냈다. 국방부와 5개월간 협의를 거쳐 대상자 선정과 가족 섭외, 촬영 방식을 조율했고, 공개된 영상은 조회수 214만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기획·제작을 담당한 박연정 한국맥도날드 마케팅팀장은 "좋은 목적을 가진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소비자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며 "치지를 알리는 것보다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야 소비자에게 활도으이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택한 방식은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장병들에게는 마지막까지 군 생활을 담는 다큐멘터리 촬영이라고만 알렸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깜짝 만남을 위해 비밀 유지를 부탁했다. 실제 만남이 시작된 뒤에는 장병과 가족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담기 위해 제작진의 개입도 최소화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어떤 장면이 나올지는 제작진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박 팀장은 "섭외나 현장 세팅은 미리 준비했지만 당사자들이 실제로 만나는 순간 어떤 장면이 나올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며 "촬영 전에는 걱정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가족과 장병들이 서로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우려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우연도 있었다. 촬영 당시 장병들에게는 맥도날드 콘텐츠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다큐멘터리 촬영이라고만 안내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생활 중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묻자 한 장병이 뜻밖에도 '햄버거'를 꼽았다.

그는 "한 장병이 가장 그리운 음식으로 햄버거를 꼽았다. 정말 솔직하게 나온 답변이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버거 한 끼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고, 또 좋은 순간을 전하는 매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마케팅팀과 CR팀의 협업으로 '행복의 버거'가 콘텐츠를 통해 알려지면서 고객 참여도 늘고 있다. 영상 공개 이후 사연 접수가 증가했고 특히 군 장병을 응원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2013년 시작한 '행복의 버거'는 현재까지 지역사회에 26만개 이상의 메뉴를 전달했다. 최근에는 집중호우 피해 복구에 투입된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들을 응원해 달라는 사연을 접수하고, 거제도를 직접 찾아 장병 약 600명에게 행복의 버거를 전달하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지역아동과 어르신, 군 장병 등 지역사회 곳곳의 이웃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행복의 버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단순히 메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직접 찾아 응원과 마음을 전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지속해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