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진이빵'부터 '리센느빵'까지…왜 소비자는 빵에 열광하나

저렴하게 즐기는 '팬심 굿즈'…스티커·포토카드로 수집욕 자극
매장 넘어 앱까지 고객 유입…편의점 디저트 매출도 고성장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민음사빵. (GS리테일 제공)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편의점에서 빵 하나를 사기 위해 앱으로 재고를 확인하고 원하는 캐릭터 스티커나 포토카드를 모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국진이빵'으로 시작된 캐릭터 빵 열풍은 포켓몬빵과 프로야구 협업 상품을 거쳐 출판사와 아이돌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제 빵은 배를 채우는 간식을 넘어 좋아하는 콘텐츠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소유하고 경험하는 하나의 '팬덤 굿즈'가 됐다.

업체들도 단순히 유명 캐릭터를 포장에 넣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맛과 식감에 콘텐츠의 특징을 담거나 포토카드·스티커·책갈피 등을 함께 제공한다.

소비자는 부담이 크지 않은 가격으로 팬심을 표현하고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편의점은 콘텐츠 팬덤을 매장과 앱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협업 빵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민음사빵 20일 만에 77만 개…앱 검색 600만 건

11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디저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U의 올해 1~8월 디저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6% 증가했다. 2024년 25.1%, 지난해 62.3%에 이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 상품인 연세우유 생크림빵 시리즈는 2022년 출시 이후 올해 4월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넘어섰다. 연세우유 교보문고맛 생크림빵은 80만 개, 깨 먹는 연세 하트 생크림빵은 130만 개가 팔렸다.

GS25에서는 최근 출판사 민음사와 캐릭터 IP '오늘의 귀여움'을 결합한 '민음사빵'이 흥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출시 이후 이달 9일까지 누적 77만 개가 판매됐으며 출시 후 20여 일간 GS25 전체 빵류 매출 1~4위를 차지했다.

상품에 대한 관심은 앱으로도 이어졌다. 출시 이후 우리동네GS 앱 내 민음사 관련 검색량은 약 600만 건에 달했다. 지난달 우리동네GS 신규 설치 건수도 약 40만 건으로 올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47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빵 하나가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을 앱으로 유입시키는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세븐일레븐 롯데자이언츠 협업 상품. (코리아세븐 제공)
팬덤 잡아 매장으로…'빵 하나'가 집객 상품

다른 편의점에서도 콘텐츠를 입힌 빵과 디저트의 집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2024년 선보인 '푸하하크림빵'은 누적 500만 개가 판매됐다. 올해 롯데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등 프로야구 구단과 협업한 상품도 누적 300만 개가 팔렸다.

특히 야구 협업 상품은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며 매장 방문으로 이어졌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롯데자이언츠 협업 상품 출시 이후 사직구장 인근 점포 매출은 지난해 5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이마트24도 지난달 인기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와 협업해 초코빨미까레와 초코브라우니, 우유크림도넛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초코빨미까레·초코브라우니·크림도넛은 출시 이후 각각 해당 카테고리 판매 10위권에 진입했다.

협업 상품 출시 이후인 지난달 7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마트24 디저트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아이돌 팬덤도 빵으로 끌어들인다. CU는 이달 걸그룹 리센느와 협업한 빵 5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멤버들이 좋아하는 맛을 제품에 반영하고 포토카드를 동봉해 팬덤의 수집 수요를 상품 구매로 연결한다.

이마트24 '브레드이발소' 협업 상품. (이마트24 제공)
유명 IP 붙인다고 끝 아니다…결국 '맛'도 잡아야

협업 빵 경쟁은 단순히 유명 IP를 확보하는 단계를 넘어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팬심이 첫 구매를 만들 수는 있지만 반복 구매로 이어지려면 맛과 품질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CU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405'를 중심으로 페이장브레통과 삼송빵집, 이석원 명장 등과 협업해 베이커리 품질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베이크405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3500만 개를 넘어섰고 이석원 명장과 공동 개발한 빵 시리즈도 누적 170만 개가 팔렸다.

이마트24 역시 협업 대상을 선정할 때 콘텐츠의 화제성뿐 아니라 주요 고객층과의 연관성, 편의점 상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기존 상품과 차별화할 구매 포인트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CU BAKE405 리브랜딩 (BGF리테일 제공)

결국 편의점에서 빵이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식사와 디저트를 아우르는 높은 접근성에 콘텐츠와 팬덤, 수집의 재미가 결합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좋아하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고, 편의점에는 팬덤을 매장과 앱으로 불러들이는 집객 상품이 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빵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할 수 있고 식사 대용과 디저트 모두로 소비할 수 있어 소비자 관심이 높은 카테고리"라며 "IP와 팬덤을 결합하는 동시에 제품의 맛과 품질까지 높이는 방향으로 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