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30원대에 K푸드·뷰티 희비…수출 부담 커지고 원가는 숨통
해외 매출 환산액 하락…해외 비중 클수록 영향 촉각
뷰티 제조사 탄력 대응…ODM보다 브랜드사에 영향 커
- 박혜연 기자,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황두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최근 빠르게 하락하면서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인 K푸드와 K뷰티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원재료 수입 비용을 낮춰 원가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는 감소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별 내수·해외 사업 비중과 생산·조달 구조에 따라 환율 하락의 영향도 엇갈릴 전망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화장품 기업들은 그동안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일부 누려왔다. 같은 규모의 외화 매출을 올려도 원화로 환산한 매출액이 커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4원으로 두 달여 전인 7월 1일 1552원과 비교하면 약 13%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하면서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변동이 실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하락은 코코아와 유제품, 팜유 등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다만 실제 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이미 원재료를 확보했거나 장기 계약을 맺은 경우 구매 당시 환율이 적용되는 데다 재고가 소진된 이후 새로 조달하는 물량부터 환율 하락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원가 부담 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해외 매출 환산 감소와 원재료 비용 절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환율 안정 효과를 즉각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원재료 기본 단가에 바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졌다고 해서 당장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기업은 원화 환산 실적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은 원화 강세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하는 기업은 현지 통화로 발생하는 매출과 비용이 일부 상쇄되는 '자연 헤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 역시 환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법인에서 발생하는 외화 수입과 지출이 일부 상쇄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며 "매출 성장과 생산 효율성 제고, 채널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글리세린과 팜유 등 일부 수입 원료의 조달 비용은 낮아질 수 있지만 해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는 환율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기업의 사업 구조에 따라 영향에는 차이가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사들은 수입 원재료 비용 하락으로 해외 매출의 환율 효과 감소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한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는 "환율 하락에 따라 일부 수입 원자재 비용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확대하는 등 비용 효율화에 힘쓸 계획"이라며 "주요 수출 시장에서는 현지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강화해 환율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ODM 기업은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환율 노출이 작은 편이다. 국내 고객사로부터 원화로 대금을 받는 거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해외 사업 역시 매출과 비용이 같은 통화로 발생할 경우 환율 변동 효과가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어서다.
반면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국내 뷰티 브랜드사는 원화 강세가 해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환율 하락이 브랜드사의 실적에 미치는 정도는 해외 현지법인의 비용 구조와 결제 통화, 환헤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사의 실적 둔화가 발주 감소로 이어질 경우 ODM 업체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것과 달리 현재 K뷰티는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며 성장하고 있다"며 "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일부 낮아지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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