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10% 협의권'이 불붙인 논란…점주 보호와 본부 부담 사이

가맹점주단체 협의요청권 연말 시행…10% 등록기준 놓고 업계 우려
점주 목소리 보장하되 대표성·복수단체 협의 구조·본부 규모도 살펴야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좋은 취지가 곧 좋은 제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려면 보호받는 쪽뿐 아니라 이를 감당해야 하는 쪽의 현실도 함께 봐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가맹사업법 시행령·고시 예고안에 따르면 전체 가맹점사업자의 10% 이상이 가입하면서 최소 30명 이상이거나 가입자가 1000명 이상이면 단체로 등록해 본부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가맹점주들이 개별적으로 본부와 대등하게 협상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공동으로 목소리를 낼 통로를 보장할 필요성은 분명하다.

문제는 '가맹본부'라는 이름 아래 놓인 사업자들의 사정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법무·노무 조직과 전담 인력을 갖춘 대형 본부가 있는 반면 100개도 안 되는 점포를 운영하는 중소·영세 본부도 적지 않다. 반복적인 협의와 행정 대응은 작은 본부일수록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복수의 점주단체가 서로 다른 요구를 내놓을 경우도 문제다. 한 단체는 가격 인상을, 다른 단체는 가격 유지를 요구한다면 어느 의견에 무게를 둬야 할까. 가격과 프로모션, 상품 운영처럼 다수 점포에 일관되게 적용해야 하는 정책을 놓고 협의가 반복되면 실질적인 소통보다 절차 관리에 시간과 비용을 쏟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점주단체의 문턱을 무작정 높이는 것도 답은 아니다. 등록기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정작 보호가 필요한 점주들이 협의권을 행사하기 어려워져 법 개정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10%냐 30%냐 40%냐'라는 숫자 싸움을 넘어선 정교한 제도 설계다. 점주의 협의권을 보장하면서도 단체의 대표성을 어떻게 판단할지, 복수단체의 요구를 어떻게 조정할지, 반복·중복 협의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영세 본부가 감당해야 할 현실적인 비용도 살펴야 한다.

공정위가 내놓은 예고안은 아직 최종안이 아니다. 입법예고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찾아 제도를 다듬는 과정이다.

점주의 목소리를 제대로 보장하면서도 본부의 규모와 경영 현실을 함께 살피는 것. 가맹점주 보호라는 법의 취지를 살리면서 현장에서 실제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최종안을 앞둔 공정위의 숙제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