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가 절반 이하에 팔린 익스프레스…자금난 여전, 홈플러스 회생할까
3000억 기대했는데 1200억 매각…메리츠 DIP 지원도 '묵묵부답'
37개 점포 운영 잠정 중단…사실상 순차적 폐점 수순 우려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홈플러스가 회생을 위한 첫 단추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성공했지만, 매각가는 당초 기대치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회생을 위한 자금 조달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 산하의 NS쇼핑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1206억 원으로,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30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홈플러스 측은 매수자가 약 18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승계하면서 거래가 이뤄져 전체 규모는 3000억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는 장부의 부담을 덜어줬을 뿐 당장 회생에 필요한 '현금 실탄'은 아니라는 평가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제출한 자체회생계획안에서 밝힌 필요 자금은 약 6000억 원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미 투입한 1000억 원, 향후 투입할 1000억 원에 이번 매각 대금을 더해도 여전히 3000억 원 가까이 부족하다.
자금난의 여파는 현장에서 이미 가시화됐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직원들의 급여를 뒤늦게 지급하거나 나눠서 지급했고, 4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납품 업체들에 지급해야 할 현금도 부족해 매대도 PB상품으로 겨우 채우는 상황이다.
마지막 보루인 긴급운영자금대출(DIP) 지원도 난항이다. 홈플러스 측은 채권단 대표격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메리츠 측은 확답을 피하고 있다.
후순위 채권자 성격인 전단채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DIP 자금 투입 시 배임 혐의로 형사고발까지 불사한다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잔존사업부문 사업성 개선을 위한 2차 구조혁신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전국 37개 지점의 운영을 잠정 중단해 운영자금 압박을 줄이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잠정'이라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운영 중단 리스트에 영업 종료 예정 지점들이 일부 포함되면서 사실상 순차적 폐점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채권단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회생계획안에서 강화된 수정 회생계획안을 준비 중이다. 수정안에는 점포 운영 효율화, 일부 점포 운영 중단 계획, 잔존사업부문 M&A 추진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2차 구조조정을 거친 뒤 제3자에 매각해 미지급 채권을 상환하고 회생 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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