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안도했지만…식품업계, 중동발 리스크에 '시계제로'

식품기업 9곳 중 7곳 1분기 실적 개선…지난해 기저효과에 해외 성장
CJ제일제당·대상은 불투명…고환율·원가 부담·가격 인하 3중고 가중

고환율과 이상기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새해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가공식품·외식·농수산물 등이 먹거리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과자를 고르는 모습. 2026.1.8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식품업계가 올해 1분기 지난해보다 개선된 무난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2월 말 촉발된 중동 전쟁으로 환율과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가격을 낮추면서 올해 전망은 '시계제로' 상황에 빠졌다.

식품기업 9곳 중 7곳 1분기 실적 개선…기저 효과에 해외 법인 성장 효과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 9곳 가운데 7곳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부진했던 전년 실적의 기저효과에 해외 사업 성장 효과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웰푸드(280360)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 2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36억 원으로 같은 기간 44.2% 늘 것으로 추정됐다.

롯데칠성음료(005300)는 매출 9466억 원, 영업이익 360억 원을 거둬 전년 대비 각각 4%, 43.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은 지난해 원재료비 상승으로 각각 30%, 50% 넘게 급감했던 만큼 1분기 성과는 이익 개선이라기보다는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오뚜기(007310)는 매출 9421억 원, 영업이익 6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 2.3%, 5.2% 증가가 예상된다. 농심(004370)의 매출은 4.2% 늘어난 9307억 원, 영업이익은 6.6% 오른 598억 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라면이 주력 제품인 이들 회사는 원재료인 국제 밀 가격이 하락하고 해외법인이 성장하는 등의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271560)의 매출은 88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영업이익은 1540억 원으로 17.2% 늘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051500)도 매출은 7.5% 늘어난 8587억 원을, 영업이익은 21.9% 증가한 13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풀무원(017810)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426억 원, 165억 원으로 각각 6.2%, 46.7%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동발 고유가·고환율 영향으로 물가가 오르자 소비자들이 초저가 상품을 찾으며 트레이더스·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점에 몰리고 있다. 10일 서울 노원구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고객들이 생필품을 구매하고 있다. 2026.4.10 ⓒ 뉴스1 권현진 기자
CJ제일제당·대상 1분기 전망 불투명…중동발 고환율·원재료 부담 커져

다만 식품업계 맏형 격인 CJ제일제당(097950)은 1분기 매출 6조 9809억 원, 영업이익 2779억 원을 거둬 전년 대비 각각 3.9%, 16.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001680)의 매출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1조 1004억 원, 영업이익은 24.9% 줄어든 43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바이오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이들 기업은 가축 사료첨가제인 라이신 가격 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라이신은 최근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나아가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소비자와 업소용 밀가루·가격을 일제히 인하한 점이 수익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1분기 실적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2분기부터 중동 전쟁의 후폭풍에 직면할 전망이다. 연초 1430원대에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1530원까지 치솟은 환율이 대표적이다.

핵심 원자재를 수입·가공해 식품을 제조하는 업계 특성상 환율 상승은 실적에 직결된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은 환율이 5~10% 오르면 수십억~수백억 원의 이익이 줄어든다는 자체 진단을 내놨다.

이 외에도 라면, 과자, 빵 등 식품의 튀김유로 쓰이는 팜유나 제품 포장에 쓰는 나프타 가격 등이 일제히 오르고 있어 원자재 부담은 꾸준히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업계가 일제히 주요 식품 가격을 내리면서 수익성 개선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커지면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게 순리에 맞는데 오히려 인하했기 때문에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미 오른 인건비나 물류비가 다시 내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