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논의 사실상 중단…소상공인 반발에 진척 無
유통법 개정안 발의됐지만…당내에서조차 극렬한 반발
대형마트 업계, 실망에도…"신선식품은 포기 못 해"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당정이 추진하던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논의가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 반발에 더해 노동자 삶의 질 문제까지 거론되며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후생과 전체 노동시장의 발전을 생각할 때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쿠팡 등 e커머스 기업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6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2월 초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논의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범위에서 온라인 배송은 제한 없이 허용하되, 기존의 오프라인 영업규제는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맞물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대형마트 규제가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을 살리지 못하고 규제가 없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만 키웠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2월 초 당정이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관련 규제 완화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은 지난달 16일 "유통산업에서 상생 협력이 가능해진다면 그에 맞춰 논의가 진척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직후인 지난달 19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전국상인연합회(전상연)와 함께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같은 당내에서조차 극렬한 반발이 이어지자 더 이상 진전이 없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둘러싼 대립은 첨예하다. 특히 신선식품에 대한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이뤄진다면 그나마 남은 고객들마저 뺏길 수 있다는 게 전통시장 상인들의 주장이다. 정치권은 새벽배송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건 전체적인 노동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말한다.
이에 일각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당내 의원들이 반대 행보에 앞장서며 표심 지키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형마트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새벽배송 시장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쿠팡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고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기울어져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이 이뤄진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져 후생이 증대하는 것은 물론 질 좋은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대형마트는 우리나라 법의 규제를 받아 대기업만의 노동 기준이 명확하기에 현행 e커머스와 같은 노동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히려 새벽배송 일자리를 특정 업체가 독점하게 되면 복리후생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란 취지다.
그러나 신선식품 판매에 대해선 대형마트도 물러날 수 없는 입장이라 합의점을 도출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신선식품은 대형마트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다 e커머스 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을 주로 신선식품 위주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 시장에 대해 여러 플레이어를 만들어보겠다는건데, 과도한 우려가 아닌가 싶다"며 "통상 마찰 이슈로 쿠팡을 규제할 수도 없다. 독주 체제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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