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체제 수순 밟나"…식품업계, TF 가동·차량 5부제 도입 속도

나프타 수급 불안 지속…주요 식품업계, 원자재 점검·에너지 절감 실천
일부는 수급 불안에도 신중 모드…"석유화학 업체 상황이 좌우"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한 플라스틱 기업 공장의 모습. 2026.3.27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중동발 나프타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식품업계가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공식적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이에 준하는 관리 체계를 가동하며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 기업들은 나프타 기반 포장재 공급 차질 우려에 대응해 원자재 수급 점검과 에너지 절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부는 별도 조치 없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선제 대응 나선 식품기업들…TFT 구성에 차량 5부제 도입

현재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곳은 오뚜기다. 오뚜기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1000여 개에 달하는 포장재 전반의 재고 및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수급 불안 가능성을 기준으로 품목을 분류해 시급도가 높은 항목부터 대응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일부 기업들은 에너지 절감 조치로 대응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CJ그룹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며 향후 자원안보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계열사별 상황·직무 특성에 따라 재택근무·거점 오피스·유연근무제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는 그룹 차원의 방침에 따라 개인 및 업무용 차량을 대상으로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무실 냉난방 적정 온도 유지, 대기전력 차단,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화상회의 확대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있다.

오리온그룹과 삼미당홀딩스도 에너지 절감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오리온은 영업·생산 등 필수 업무 차량을 제외한 전 임직원 차량에 대해 5부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삼미당홀딩스는 대부분 사업장에서 5부제를 운영하고 일부 지방 사업장은 출퇴근 여건을 고려해 10부제를 운영 중이다.

중동 정세 불안 속에 포장재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수급에 불안정해지면서 식품업계의 포장재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라면 매대. 2026.3.25 ⓒ 뉴스1 김도우 기자
업계 전반은 신중 모드

다만 나머지 대다수 식품 기업들은 여전히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업체들은 회사 차원에서 에너지 절감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나프타 수급 동향을 지켜보며 대응 범위를 조절하고 있다.

주류업계 역시 페트병·라벨 등 협력업체와 재고 확보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외에 별도의 대체 운영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은 상태다.

필름류와 플라스틱 원료 등 주요 소재의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이들 기업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현재로서는 석유화학 업체의 공급 상황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자체 대응 여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생산 일정 조정 등 탄력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대응 가능한 수준이지만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