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식품업계 만나는 정부…먹거리 '가격 인하' 경쟁 촉발되나

농식품부, 4일 식용유·5일 라면업계 비공개 회의…"동향 파악"
오뚜기·팔도 "다양한 방안 검토"…선두권 업체 가격 조정 '관건'

서울 시내 마트에 진열된 라면. 2026.2.3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연일 민생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정부가 연이틀 식품업계를 만나면서 빵값에 이어 라면과 과잣값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일부 업체는 가격 인하 여부 검토에 들어가면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농식품부, 4일 식용유·5일 라면업계 비공개회의…"동향 점검"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CJ제일제당(097950), 대상(001680), 오뚜기(007310) 등 식용유 업체들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회의를 연 데 이어 5일에는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 업체들과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는 당초 식품업계 실무진들이 이란 공습 등 대내외 환경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농식품부도 관련 논의를 위해 참석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안정 기조에 밀가루·설탕 업계가 가격을 내린 이후 농식품부가 업계와 대면 회동을 가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는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하는 농식품부 푸드테크정책과장이 참석하는 만큼 식품 가격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탕, 밀가루 이슈에 더해 중동발 리스크가 있는 만큼 동향을 파악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당초 밀가루값 외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조정에 난색을 보이던 식품업계도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오뚜기 관계자는 "당장 가격 인하 계획은 없지만 여력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도 관계자는 "물가 안정 기조에 공감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3.4 ⓒ 뉴스1 김성진 기자
오뚜기·팔도 "다양한 방안 검토"…농심·삼양식품 등 '난색'

반면 농심(004370), 삼양식품(003230) 등 주요 라면 업체와 제과 업체들은 선을 긋는 분위기다. 밀가루값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식품 소비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농심은 2023년 7월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압박에 가격을 낮췄는데 5~6%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3~4%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3월 라면 가격을 다시 인상했지만 과거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식품은 3년여 전 라면값을 인하한 이후 추가로 가격을 조정한 적이 없다.

다만 원가 구조가 유사한 식품업계 특성상 한 기업이 가격을 인하하면 시장 흐름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기조에 발맞추지 않은 기업으로 '타깃'이 될 우려도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베이커리 1위 업체인 파리바게뜨가 빵과 케이크 11종 가격 인하를 발표했는데, 2시간여 뒤 뚜레쥬르는 17종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에도 농심의 가격 인하 발표 이후 오뚜기, 삼양식품도 등도 가격을 낮췄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원재료를 언급하면서 실무진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며 "시장 선두권 업체의 가격 조정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