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팔도 왕라면·틈새라면 스프의 반전…1000만개 판매 돌파"
라면 속 조연 '수프'의 반란…소포장·범용성 강화한 왕라면·틈새라면 스프 '흥행몰이'
해장·요리 등 다양한 수요 확인…"라면수프 넘어 조미소스로 확장 기대감↑"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라면 봉지 안에 들어 있던 수프가 독립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팔도는 '왕라면 스프'에 이어 '틈새라면 스프'까지 단품으로 출시하며 라면 수프를 하나의 '조미소스'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왕라면 스프'는 팔도가 2024년 4월 선보인 분말형 라면 수프 단품 제품이다. 이후 지난해 3월에는 '틈새라면 스프'를 추가로 출시했다. 과거에도 일부 업체가 B2B용 벌크 수프나 대용량 제품을 공급한 사례는 있었지만 분말 수프를 소포장해 B2C 상품으로 출시한 것은 팔도가 처음이다.
배세웅 팔도 마케팅부문 마케팅1팀 책임은 26일 서울 잠원동 소재 팔도 사옥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왕라면 스프' 단품 출시는 여러 사람의 경험을 폭넓게 반영한 결과물"이라며 "자취 생활을 하며 남은 라면 수프를 요리에 활용하거나 김치찌개를 끓일 때 급하게 조미료처럼 사용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계기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K-푸드 확산과 라면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이 더해지며 상품화에 대한 판단이 섰다는 설명이다. 배 책임은 "K-라면 맛이 국내외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는 만큼 수프 자체도 하나의 상품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프 단품 출시가 기존 라면 판매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달랐다. 출시 이후 라면 수프는 라면을 대체하는 제품이 아니라 명확한 보완재 성격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책임은 "라면과 가격을 비교하는 대체 수요보다 요리용·해장용 등의 소비 목적이 분명했다"며 "특히 '왕라면 스프'는 (식사 대용이 아닌)해장용 수요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품 차별화의 핵심은 형태와 배합이다. 배 책임은 "기존 라면용 수프는 면과 함께 먹을 때 최적화돼 있지만 단품 수프는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배합을 조정했다"며 "'틈새라면 스프'의 경우 기존 라면 대비 매운맛을 낮춰 스코빌 지수를 약 1만2000에서 8000 수준으로 조정해 활용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용 편의성도 고려했다. 배 책임은 "수프를 한 번에 하나씩 사용할 수 있도록 개별 포장한 것이 핵심"이라며 "조미료는 용량이 크면 남겨 버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소포장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들의 활용 방식도 예상보다 다양하게 확장됐다. 배 책임은 "찌개나 만둣국, 떡볶이 같은 국물 요리는 물론 팝콘이나 나초에 뿌려 먹는 시즈닝까지 활용 방식이 다양하다"며 "특히 매운맛이 있는 '틈새라면 스프'는 까르보나라 등 크림 파스타에 매콤한 풍미를 더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 같은 활용 범위의 확장은 실제 판매 성과로도 이어졌다. '왕라면 스프'는 출시 6개월 만에 약 200만 개가 판매됐고 이후 '틈새라면 스프'까지 더해지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두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이에 팔도는 수프 단품 사업을 단기 히트 상품이 아닌 중장기 카테고리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배 책임은 "수프를 라면에 들어가는 분말이 아닌 조미소스로 인식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해외에서도 한국 라면이 인정받고 있는 만큼 수프 역시 독립적인 조미료로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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