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면 효자, 안 되면 계륵"…자사몰 딜레마 빠진 식품업계

"수수료 줄이려다 고정비 는다"…식품업계 온라인 판매 '선택과 집중'
일부 식품사 자사몰 접고 핵심 플랫폼으로…식품업계 자사몰 전략 '양극화'

(남양몰 갈무리)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식품업계가 자사 온라인몰 운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직접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자사몰을 종료하고 핵심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하거나 기능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식품업계, 이커머스 환경 변화에 자사몰 전략 수정

2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6월부터 온라인 판매 채널을 재편하고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중심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자체몰보다는 유입력 높은 플랫폼을 활용해 판매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남양유업이 자사몰 운영을 축소·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지난해 중순 주요 기능을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 남양몰로 통합하면서 육아 전문 사이트 '남양아이' 운영을 종료한 바 있다. 이 역시 온라인 채널을 슬림화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동원F&B 역시 자사몰 운영을 단순화했다. '동원몰'과 '더반찬&'을 통합해 이원화돼 있던 온라인 역량을 하나로 모았다.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사몰은 분명 매력적인 채널이다.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정기배송이나 구독 모델 등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고정비·배송 경쟁력의 벽…자사몰 운영의 현실

그러나 자사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대형 플랫폼에 비해 고객 유입이 제한적인 데다 물류·CS 인력과 시스템 운영 등 고정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일정 매출 규모를 넘지 못하면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여기에 배송 경쟁력도 중요한 변수다. 주요 e커머스 플랫폼들이 당일 또는 익일 배송을 기본값으로 제시하는 상황에서 자사몰 역시 이에 준하는 물류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자사몰 전략이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비교적 신규 고객 유입이 가능한 기업들은 자사몰을 중심으로 구독·정기배송 모델을 강화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대형 플랫폼을 활용해 판매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몰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채널"이라면서도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객 유입이 확보되지 않으면 네이버·쿠팡 등 이미 유입력이 검증된 플랫폼이 오히려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