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 장기화…국내 기업 美 상장 물 건너가나
美 벤처캐피탈리스트, 쿠팡 사태 대한 정부 항의 확대
"韓 기업 환경에 대한 美투심 악화할 가능성 있다"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잇따라 주가 손실을 이유로 한국 정부에 무역 구제 요청에 나서자 토스 등 국내 핀테크·유통 등 플랫폼사들의 미국 상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탈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에 이어 에이브럼스 캐피털 등 3곳이 추가로 국제투자분쟁 중재 절차에 합류했다. 이들은 "쿠팡을 겨냥한 선별적 법 집행, 균형 맞지 않은 규제조사와 명예를 훼손하는 거짓된 주장"으로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악시오스는 "2022년 70억달러 평가를 받은 한국의 토스가 올해 1분기 미국 상장을 노렸지만, 쿠팡 사태가 해소되기 전까지 S-1(상장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수 있으며 양국의 긴장관계가 상장에 차질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잇따라 쿠팡 사태에 대한 정부 항의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말 쿠팡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알티미터가 무역대표부(USTR)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과 주가 하락 손실을 이유로 무역 구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이날 에이브럼스 캐피털·듀레이블 캐피탈 파트너스·폭스 헤이븐 에셋 매니지먼트 등 3곳이 ISDS 중재 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그린옥스·알티미터의 쿠팡 지분율(3.8%)에 이날 소송에 합류한 세 회사의 지분율(2.66%)를 합치면 약 6.46%이다. 쿠팡 주가는 정보유출 사태가 터지기 직전 11월 28일(28.16달러) 대비 지난 11일 17.66달러에 마감하며 37.2% 하락했다. 이 기간 주가 하락분(10.5달러) 대비 5개 회사의 손실규모는 11억 달러(1조 5000억 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신들은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나 쿠팡 등 미국 기술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 점,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법인 임시 대표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하며 조사에 착수한 점 등이 미국 투자 정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쿠팡 사태에 대한 미국 투자사들의 인식이 한국 기업에 대한 투심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토스 외에도 국내 유통 플랫폼사 무신사와 야놀자도 미국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 시장을 목표로 지난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쿠팡 사태 장기화를 우려한다. 최근 사태 발생 70여일 만에 나온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 외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책정 등 각종 정부 조사 발표가 올해 상반기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도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회상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형평성 논란이 특정 기업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의 정책 리스크를 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다국적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방식이 과도하다고 여겨질 경우 한국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란 인식이 외국 기업들에게 더 강화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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