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美 '25% 관세 인상' 언급 쿠팡 때문?…"난감하네"
쿠팡, 의도치 않게 한미 통상 마찰 이슈 중심에 서
美, 자국 기업 이익 챙기기에 韓 방향 설정 신중해야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이 의도치 않게 한국과 미국, 양국 사이에 끼어 난감한 상황이 됐습니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 등 미국 IT 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말라고 경고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압박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이 두 사건에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언급 하루 뒤에 "한국에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의 파급력이 다소 잦아들긴 했지만, 여파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일국의 부통령이 하나의 기업을 집어 '경고'를 날린 건 이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투자사들이 정부에 쿠팡 사태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데 이어 밴스 부통령의 쿠팡 언급,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 쿠팡의 '로비'가 있다고 의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로 한미 간의 협상이 어그러져 관세 인상이 현실화한다면 쿠팡은 한국을 사면초가에 몰아넣은 '대역죄인'으로 취급받고 소비자 반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미운털이 박힌 쿠팡으로선 참 당혹스러운 처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쯤 되면 "쿠팡은 도대체 얼마나 로비하길래"라는 의문이 듭니다.
쿠팡의 지난 5년간 미국 로비 액수는 2021~2025년 약 15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로비 액수는 227만 달러(32억 원)로, 전년(331만 달러) 대비 30% 줄었습니다. 삼성전자(741만 달러), SK그룹(557만 달러), 한화그룹(377만 달러) 현대차그룹(334만 달러)에 비해서도 적은 액수입니다.
쿠팡이 미국 정부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로비를 벌인다고 보는 건 다소 과한 해석인 셈입니다. 게다가 쿠팡은 미국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닙니다. 정치적인 계산으로도 미국 정부가 곧 있을 선거를 위해 표심을 얻고자 쿠팡을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저렇게까지 쿠팡을 편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 10개 이상 부처가 수백명의 조사 인력을 투입해 노동과 공정거래, 물류 등 다양한 분야를 전방위로 조사하는 건 다소 과해 보이는 게 아니겠냐"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국회 청문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까지 불러 '쿠팡을 투자에서 배제하라'고 다그치는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따라서 쿠팡의 로비가 영향을 안 미쳤다고 볼 순 없지만, 현 상황이 자국 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하다는 판단을 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방향을 신중하게 정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미국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면밀하게 따져 현재 진행 중인 조사들이 '차별'로 비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과거의 사례를 통해 관성적인 '때리기'에 불과한 건 아닌지 옥석을 가리고, 미국과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한편, 쿠팡에 비판적인 정치권의 이해를 구할 필요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조사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남은 과정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알 수 없다"며 "더 큰 오해를 낳지 않기 위해서라도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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