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세 도입 논쟁 재점화…공공의료 재원 마련 vs 물가 충격 불가피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이재명 대통령 SNS 발언에 설탕세 논의 다시 수면위로
"담배처럼 당류도 규제" 주장에…소비자 물가 및 식품기업 부담 우려도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첨가당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기업에 '설탕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2026.1.28/뉴스1 ⓒ News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이형진 기자 = 설탕 함량이 높은 음료와 가공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 언급 이후 정책 이슈로 급부상했지만, 물가 부담과 정책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맞물리며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28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 언급을 계기로 설탕세가 다시 정책 논쟁의 중심에 섰다. 국민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언급됐지만 물가 부담과 정책 효과를 둘러싼 반대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다.

설탕세 논리는…설탕 소비 억제·세수 확보 목적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설탕세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담배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과 유사한 모델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담배에 부과되는 건강증진기금은 금연 교육과 각종 국민건강관리 사업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설탕에도 담배처럼 유사한 부담금을 부과해 가격 상승을 통해 소비를 억제하고 이를 공공의료 강화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설탕세의 구체적인 과세 방식이나 대상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설탕과 감미료가 들어간 가공식품과 청량음료 전반이 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설탕세는 해외에서 이미 다수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영국은 2018년부터 100mL당 5g 이상의 당이 들어간 음료에 '청량음료 산업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당 함량을 낮추는 등 일정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있다. 미국 일부 도시에서도 '소다세'가 시행되며 당분 섭취 감소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모든 국가에서 정책 효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덴마크는 2011년 고열량 식품에 세금을 부과했지만 가격 인상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인접국으로 '원정 쇼핑'을 나서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한계를 드러냈고 결국 시행 1년 만에 정책을 철회한 바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가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2021.3.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설탕세 도입→소비자 물가 인상 불가피

업계에서도 설탕세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장 큰 우려는 설탕세 도입이 결국 소비자 체감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물가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더라도 세금이 누적되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어 결국 가격 전가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설탕을 폭넓게 사용하는 식품업계의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원재료비와 유통비·인건비 등 고정비 상승에 더해 세금까지 부과될 경우 소비 위축과 맞물려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산업 성장 둔화, 경영 악화 및 고용 위축 등 부정적 도미노 효과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미 담뱃세의 경우에도 세금 부과가 초기에는 일정 기간 반짝 금연 효과를 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책 효과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설탕세 역시 단기적 억제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담뱃세 사례만 보더라도 세금 부과가 흡연율 감소로 이어지는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설탕세 역시 시행 초기에는 일시적인 소비 억제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료·과자·캔디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은 당류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이들 제품이 세금 부과 대상으로 분류될 경우 업계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기업들이 '문제성 식품'을 만드는 주체로 낙인찍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