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 보복 오나…쿠팡 사태가 소환한 '무역법 301조'

美 쿠팡 투자사, USTR에 韓 정부 조사·보복관세 청원
중국·EU도 301조에 당해…전방위 관세 인상 우려도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장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2026.01.2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보복관세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무역법 301조'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쿠팡 사태로 미국의 301조 조사가 시작돼 우리 산업계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무역협정을 입법화하지 않았기에 한국에 대한 자동차·목재·의약품 및 다른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문제 삼은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 쿠팡에 대한 제재 및 최근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에 대한 불만, 약속한 투자의 조기집행 촉구 등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배경에 대해 묻는 등 트럼프 행정부 내 최고위층에서도 쿠팡에 대한 제재 수위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美 쿠팡 투자사 '301조 조사' 청원…관세 인상 근거 될 수도

업계에선 쿠팡 사태 관련 미국 측이 꺼낼 수 있는 현실적인 보복 카드로 '무역법 301조'가 거론된다.

지난 22일 쿠팡의 미국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를 주장하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 정부에 대한 조사 및 보복관세 부과 등을 청원했다.

USTR 조사에 맞설 수 있는 건 미국에서 진행되는 쿠팡 주주 집단소송이다. 쿠팡 주가 하락의 이유는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가 아닌 쿠팡의 불성실 공시 등에 있다는 취지의 소송이다.

동일한 사안에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없기에 승소하면 미국 투자사들의 주장은 힘을 잃고, 한국에 대한 보복관세도 불투명하다.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하지만 통상 1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 1~2년 이상 걸린다. 주가 하락은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인 만큼 그 원인이 정확히 무엇이라고 입증하기 수월하진 않다는 한계도 있다.

미국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 USTR이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조치 여부를 불공정 무역으로 판단할 경우 무역법 301조가 발동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가 따를 가능성도 있다.

美, 과거에도 보복 관세시 '301조' 활용…관세 인상 사태 비화 우려

업계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통상 분쟁시마다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해 보복관세를 가하는 근거로 무역법 301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쿠팡 사태가 전방위 관세 인상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통해 2018년 중국산 제품, 2019년 유럽연합(EU)의 항공기·와인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USTR은 2019년 미국 IT 기업에 세금을 부과한 프랑스에 대해 지금의 쿠팡 사태처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간주하고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프랑스의 과세 유예를 끌어내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자국 산업 및 통상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8월 미국 기업에 디지털 규제를 도입하는 국가에 추가 관세 방침을 밝히면서 당시 우리 국회는 온라인 플랫폼법 입법을 중단한 바 있다. 최근에는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하는 유럽에 관세 위협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지만, 지난해 양국 정상이 이미 합의를 마친 문제인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를 문제 삼은 건 투자 확대, 정보통신망법 통과, 쿠팡 제재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압박 카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