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진 탈출구였는데…K-분유, 베트남 악재에 수출 제동 걸리나

11월 누적 분유 수출 17.8%↓…베트남에서만 33.7% 추락
자국 보호 정책에 현지 1위 기업 리브랜딩…프리미엄 시장 노려야

왼쪽부터 롯데웰푸드 뉴본, 일동후디스 하이키드(각사 누리집 갈무리)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시장에선 저출산으로 부진을 겪으면서 수출로 눈을 돌린 국내 분유 업계가 지난해 동남아 시장에서 주춤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분유 수출액은 6105만 달러(약 881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다. 관세청의 12월 수출 잠정치에서도 분유 수출은 전년 대비 11.6% 줄어 연간 실적으로도 두 자릿수 감소가 확정된 셈이다.

수출 감소의 큰 원인은 주력 시장이었던 베트남에서의 부진이다. 국산 분유의 베트남 수출액은 985만 달러(약 142억 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33.7% 급감했다. 아세안 시장에서 베트남과 쌍끌이를 하던 캄보디아 향 수출이 1431만 달러(약 207억 원)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음에도 베트남 시장의 축소를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베트남 지역의 분유 수출 감소는 현지의 강력한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의 영향이 컸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부터 수입산 분유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2030년까지 국내 유제품 비중을 늘려 수입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전체 유제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베트남유제품공사(Vinamilk)가 2023년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돌입했고, 지난해까지 꾸준히 추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한국산 분유에는 악재다. 자국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보호 정책이 맞물리면서 수입산 분유의 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다만 비관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역시 최근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시장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자녀 수가 줄어들고, 육아 휴직을 마친 후 직장으로 복귀하는 여성의 수가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분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한국산 분유는 현지에서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식된다.

국내 업체 중에는 롯데웰푸드(280360)가 베트남 특화 분유인 뉴본을 앞세우고 있고, 일동후디스는 아이들 키 성장을 겨냥한 하이키드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서 수입 분유가 설 틈이 좁아지고는 있지만 한국산 분유의 신뢰도는 높다"며 "이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