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낙수효과 사라졌다' ODM 업계 양극화…굳어지는 빅3 구도

코스맥스·한국콜마·코스메카코리아, 수주율 증가 지속
중소 업체, 수주 경쟁서 밀려…"케파·제조 역량 관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8회 KITA 해외마케팅 종합대전'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2025.11.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근 수년간 K-뷰티 활황으로 인디 브랜드 수주가 늘면서 호조를 보이던 화장품 ODM 업계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맥스(192820), 한국콜마(161890), 코스메카코리아(241710) 등 ODM 3사는 꾸준히 신규 고객사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소 업체들은 수주 증가율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23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코스맥스의 신규 고객사는 국내외를 포함해 총 4493곳으로 △2023년 3213곳 △2024년 3778곳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했다. 코스맥스의 신규 고객사는 대부분이 인디 브랜드다.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 역시 전년 대비 수주율이 증가 추세다.

코스메카코리아의 경우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고객사 수 증가율은 12.6%, 2024년은 15.3%로 집계됐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인디뷰티 브랜드의 인지도 확대와 수출 지역 다각화에 따라 2023년 대비 2025년 예상 고객사는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소 ODM사는 신규 고객사 수주 증가율이 줄어든 양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고객사가 꾸준히 늘고 있는 ODM 빅3 업체와 달리 규모가 작은 기업은 신규 수주가 줄거나 기존 고객의 이탈마저 잦아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ODM 업계는 최근 수년간 K-뷰티 인기에 힘입어 덩달아 호황을 이뤘다. 연구&개발 및 제조, 생산 등의 기반이 부족한 인디 브랜드가 ODM과 손잡고 론칭하는 사례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5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 책임판매업체는 화장품 산업 성장과 함께 제조시설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위탁생산이 가능한 업체다.

책임판매업체는 2019년 1만 5707개에서 지난해 2만 7932개로 2배가량 늘었다. 제조업체 수도 같은 기간 2911개에서 4439개로 약 1.5배 늘었다.

화장품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비슷한 콘셉트의 인디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자 폐업 업체 수도 급증했다. 화장품 브랜드가 대폭 물갈이되면서 뷰티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책임판매업체 폐업 건수는 8831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882건, 2021년 1143건, 2022년 2739건, 2023년 3258건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가운데 ODM 업계도 역량 격차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3사에 주문이 몰리면서다. 이들 3사는 국내외 생산설비를 증설하며 수주 증가에 대응하는 반면 중소 업체들은 외려 수주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종전 K-뷰티 특수로 인한 낙수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업계 양극화 현상은 향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절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수주량은 일시적으로 변동될 수 있으나 ODM 업계의 전반적인 성장세, 고객사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케파(생산능력)나 연구개발 및 제조 역량, 업체 규모 등이 수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