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편의점은 이런 곳"…'복합문화공간' 승부수 던진 세븐일레븐
[유통人터뷰] 김건우주 세븐일레븐 개발2지사장 인터뷰
쇼핑에 문화·놀이 더한 '뉴웨이브' 매장…"우리가 갈 길"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포맷의 편의점입니다.
김건우주 세븐일레븐 운영2부문 개발2지사장은 최근 문을 연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명동점'에 대해 "또하나의 관광 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5일 기자가 방문한 명동역 9번 출구 앞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명동점'은 편의점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곳이었다. 한쪽에는 일반 편의점처럼 물건이 진열돼 있지만, 가챠(랜덤뽑기)나 포토존 같은 놀이공간과 쉴 수 있는 테이블 및 좌석 면적이 매우 컸다.
뉴웨이브 명동점은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콘셉트 가맹모델 '뉴웨이브(New Wave)'를 업그레이드한 '뉴웨이브플러스' 모델이다. 약 110평(363.63㎡)의 대규모 점포로, 기존 편의점에 △K-팝 팬덤존 '후즈팬 스토어' △너구리의 라면가게 △가챠존 △K-기념품존 △K-이벤트존 등 참여형 콘텐츠가 대거 추가됐다. 후즈팬 스토어의 경우 면적이 15평으로, 전체 점포 면적의 10% 이상이다.
이 같은 형태의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 최초다. 김 지사장은 "해외에는 홍콩과 일본에 콘셉트 매장으로 한 곳 정도 운영하는 사례가 있지만, 세븐일레븐처럼 가맹점 형태로 10곳 이상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렇게 쇼핑에 문화와 놀이까지 더한 새로운 모델을 만든 이유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매장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재미와 흥미를 끌 만한 아이템을 배치해 실제로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편의점이 아닌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방문 고객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기존 편의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즐길 거리까지 갖추자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방문한 뉴웨이브 명동점에는 여러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이 드나들며 아이돌 굿즈를 살펴보고, 라면을 먹는 등 다양한 모습이었다. 매장에서 만난 한 여성 캐나다 관광객은 "한강라면처럼 직접 끓여 먹는 라면을 먹을 수 있어 재밌었다"며 "라면 외에 굿즈도 많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개점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이미 아이돌 사업을 하는 업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관광버스로 태워 데려오겠다'는 협업 제안도 들어왔다"며 "앞으로 많이 알려지면 일부러 이 매장을 찾으려 한국에 오는 고객들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뉴웨이브' 매장은 점포마다 타깃 고객층에 따라 콘셉트가 다른 게 특징이다. 가령 명동점은 관광을 마치고 인근 호텔로 향하는 관광객을 겨냥한 K-문화 상품 등을 배치했고, 명동대로점은 똑같이 외국인 특화 점포지만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관광객이 많아 이들이 필요한 물품 위주로 구성했다. 또 주변에 술집이 많은 종각점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했고, 학원가 한복판에 위치한 중계점은 중·고등학생들이 좋아하는 푸드 위주로 상품을 배치했다.
실제 성과도 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뉴웨이브 명동점이 리뉴얼 이후인 10월 24일부터 11월 27일까지 기록한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완구 30배 △패션 15배 △즉석식품 8배 △건강식품 7배 △유제품 7배 △라면 6배 △신선식품 6배 △화장품 5배 △푸드 간편식 4배 등 상당수 품목이 대거 증가했다.
매출이 확연하게 늘어나자 점주들 반응도 뜨겁다. 현재 10개 뉴웨이브 점포 중 직영은 2곳 뿐으로, 명동점을 포함해 총 8곳이 가맹점이다. 김 지사장은 "예상보다 매출이 더 나오고 수익도 좋으니 점주들도 만족하고 서로 하려고 한다"며 "뉴웨이브 점포를 운영하겠다는 지원자가 저희 계획보다 더 많아 가맹점주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전국 10곳인 뉴웨이브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는 테스트 개념으로 서울 중심부 위주로 개점했지만, 앞으로는 일반 지역으로도 확대한다. 올해 연말까지 비수도권 거점 지역에 뉴웨이브 점포를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김 지사장은 "매출이 기존보다 10~20% 정도가 아니라 훨씬 많이 오르니 회사 내부에서도 '이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생각보다 뉴웨이브 점포가 좀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