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이마트24 '전략 점포' 본격화…편의점 판도 교체 '선봉'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 공개…패션 등 트렌디 공간 추가
세븐일레븐도 '뉴웨이브' 모델 확대…업권 내 반등 '돌파구'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이마트24 제공)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편의점 업계 3·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매장 내에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패션·굿즈 등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배치한 '전략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GS25·CU의 '양강 구도'로 고착된 편의점 시장에 균열을 줘 반등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이마트24는 지난달 28일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을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매장 내에 '어뮤즈'·'W컨셉' 등 패션 브랜드와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 협업 굿즈, 조선호텔 셰프가 개발한 도시락 등을 배치해 트렌디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1020대 젠지(GenZ) 세대와 트렌드에 민감한 30대 고객들이 매장의 핵심 타깃인 만큼 이들의 좋아하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10월 차세대 콘셉트 가맹모델 '뉴웨이브(New Wave)'를 업그레이드한 '뉴웨이브 플러스' 모델 '뉴웨이브 명동점'을 선보였다. 기존 뉴웨이브 매장의 모던한 인테리어에 K-팝 굿즈 팬덤존, K-기념품존, 가챠존 등을 더해 고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뉴웨이브명동점 너구리의 라면 가게(세븐일레븐 제공).

이들이 특화 매장을 내세우고 있는 건 현재 포화 상태인 편의점 업권 내에서 중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 반등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각 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GS25 6조 6866억 원 △CU 6조 6194억 원 △세븐일레븐 3조 6586억원 △이마트24 5521억 원 순으로 높다. GS25와 CU라는 '양강'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추격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편의점 점포 수는 1988년 편의점 사업이 국내 도입된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되며 추가 확장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기존 점포의 혁신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CU와 GS25 등 '빅 2' 사업자는 연간 200~300개 수준의 점포 순증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국내 편의점 시장 포화가 시작된 만큼 점포 출점 확대 여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이마트24 제공)

반응은 긍정적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뉴웨이브 명동점이 리뉴얼 이후인 10월 24일부터 11월 27일까지 기록한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패션 15배 △즉석식품 8배 △라면 6배 △화장품 5배 △푸드 간편식 4배 등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뉴웨이브 명동점 및 뉴웨이브 대전롯데점을 개점한 데 이어 연내 비수도권 거점 지역에 추가 오픈하는 등 뉴웨이브 모델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마트24도 '트렌드랩 성수점'이 미래 비전을 실험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트렌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한 해 동안 총 600종의 트렌디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더 많은 고객을 오게 하고,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최근 등장하는 혁신 점포는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