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벗은 롯데웰푸드…외부·글로벌 DNA 심는다

롯데웰푸드 외부 출시 대표 연속 발탁…해외 성장 기반 다지기 위한 포석
해외 비중 확대에 맞춘 리더십 교체…2028년 글로벌 매출 비중 35% 확대 목표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 부사장.(롯데웰푸드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롯데웰푸드(280360)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순혈주의' 인사 기조에서 확연히 벗어나고 있다. 그룹 모태이자 대표 식품 계열사 롯데웰푸드가 연이어 외부 출신 대표를 선임하며 조직 쇄신과 글로벌 전략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에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부사장)이 내정됐다. 서 내정자는 올해 7월 외부에서 영입돼 혁신추진단장으로 합류한 뒤 전사적 경영진단과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작업을 총괄해 왔다.

이번 인사는 롯데웰푸드가 외부 인재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물러난 이창엽 전 대표 역시 2022년 말 외부에서 영입돼 수장을 맡은 바 있다. 이처럼 두 차례 연속 외부 출신 인사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롯데웰푸드 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던 순혈주의 인사 기조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식품업계 전반의 저성장·내수 정체 흐름을 돌파하기 위한 체질 개선 시도로 보고 있다. 보수적인 내부 승계 관행을 탈피하고 외부의 혁신 역량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그룹 내부에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롯데웰푸드가 최근 글로벌 중심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시장에 강점이 있는 외부 인사 기용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국내 시장 성장세가 정체됐지만 해외 시장은 여전히 확장 가능성이 큰 만큼 글로벌 감각과 현장 경험을 갖춘 리더십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는 202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5% 이상으로 확대하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대표 제품군의 현지화·유통망 확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핵심 전략은 대표 브랜드 '빼빼로'의 글로벌 인지도 강화다. 롯데웰푸드는 국가별 판매 채널 확대와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며 빼빼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미 빼빼로는 5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과자·초콜릿 등을 포함한 전체 제품은 70여개국으로 유통망을 넓힌 상태다.

스낵 제품군 역시 지역 특성에 맞춘 신제품 출시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쌀 스낵 '쌀로칩'을 선보였고 내년 1월에는 카자흐스탄 시장에 '꼬깔콘'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생산 인프라도 공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현재 인도·러시아·파키스탄 등 7개국에 총 21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해외 매출만 1조 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해외 경험과 외부 조직에서 축적한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이번 인사 역시 롯데웰푸드가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