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가 실적 갈랐다"…식품업계, 3Q 글로벌 강자만 고공행진(종합2보)
삼양식품·풀무원 글로벌 호조에 역대급 실적…美·中 고성장에 호실적 달성
내수 침체 및 환율 부담 속 '글로벌'이 실적 좌우…내수 중심 기업도 해외 비중 확대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성적표는 해외 시장 경쟁력이 실적을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풀무원 등 글로벌 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기업들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내수 중심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수요 정체로 실적이 주춤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이 3분기 해외 매출을 발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해외 시장이 실적을 떠받치며 전반적인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매출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기업은 단연 삼양식품(003230)이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320억 원으로, 7분기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50% 늘어난 1309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크게 개선됐다.
삼양식품의 고공행진을 이끈 핵심 동력은 해외 매출의 폭발적 성장이다. 이 기간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5105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50%가 넘는 두 자릿수 고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81%까지 치솟았다.
풀무원(017810) 역시 3분기 미국·중국 등 해외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미국에서는 두부 관련 신규 매출이 발생하는 등 현지 외형 확대가 두드러졌다. 중국에서는 회원제 채널이 빠르게 성장한 데다 냉동김밥·냉동식품·면류가 고성장을 이어갔다.
농심(004370)도 내수 시장 침체 속에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한 5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라면값 인하로 실적이 눌렸던 기저효과가 깔려 있었던 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IP와 연계한 제품들이 화제를 모으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 밖에 CJ제일제당(097950)은 내수 정체 속에서도 글로벌 전략 제품인 만두·가공밥 판매가 해외에서 꾸준히 늘며 식품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방어했다. 오리온(271560)은 3분기 러시아·중국 등 핵심 시장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체면을 세웠다.
올해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업들도 해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K-푸드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만큼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행보가 눈에 띄는 곳은 오뚜기다. 오뚜기는 최근 미국 법인에 565억 원을 추가 출자하고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에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28년 해외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롯데웰푸드도 2032년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인도 시장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으며 지난 7월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 합병을 마치고 '원 인디아' 전략을 가동해 생산·유통·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체계를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원가 부담 등 대내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해외 매출이 기업들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내수 중심 기업들도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비중을 확대하지 않으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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