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초콜릿 '투유' 단종 1년…'쉘위초콜릿'으로 명맥 이을까

코코아 가격에 밀크초콜릿 단종…준초콜릿 출시 준비
연말연초 성수기에 판초콜릿 제품 부재…"구체적 사항 미정"

2019년 리뉴얼 버전 투유(오리온 누리집 갈무리)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오리온(271560)이 최근 준초콜릿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단종했던 밀크초콜릿 제품 '투유'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제4청주공장에서 준초콜릿 제품인 '쉘위초콜릿'에 대한 생산 신고를 마쳤다. 준초콜릿은 코코아 고형분 함량이 7% 이상 함유된 제품으로, 초코볼이나 초코비스킷 같은 초콜릿 가공품보다는 더 초콜릿에 가까운 제품군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코아분말과 식품첨가물의 함량 등에 따라 초콜릿, 밀크초콜릿, 화이트초콜릿, 준초콜릿, 초콜릿가공품 등으로 분류한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카카오 고형분 20% 이상 함유한 밀크초콜릿 제품 '투유'를 단종했다. 1987년 출시된 투유는 부진했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989년 당시 홍콩 인기 배우였던 장국영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크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장수 제품임에도 코코아 선물 가격이 톤당 1만 달러 선을 넘어 급등하면서 마진을 맞추기 어려워졌고, 오리온은 결국 투유를 단종했다.

(오리온 누리집 갈무리)

투유 단종 이후 오리온에는 판초콜릿 제품군이 부재한 상황이다. 아몬드 등을 함유한 '톡핑'이 있지만, 톡핑은 초콜릿가공품으로 코코아고형분 함량이 2% 이상이고, 초콜릿에 견과류, 비스킷 등을 더한 복합 제품이다.

최근 코코아 가격은 안정화 추세다. FIS식품산업통계정보 등에 따르면 2024년 12월 28일 톤당 1만2565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달 말 60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5일 기준으로는 톤당 6396달러를 기록하며 소폭 반등했고 아직 폭등 이전보다는 높은 가격대이지만, 폭등 시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연말·연초는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등 초콜릿 제품의 성수기다. 국내 소비자들이 '초콜릿' 하면 떠오르는 판초콜릿 제품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오리온이 준초콜릿 제품을 고민하는 것은 일본 제과업계 반응과도 유사하다. 일본 업체들은 높은 카카오 원가 부담에 이른바 '프리미엄 준초콜릿' 제품군으로 대응한 바 있다.

다만 오리온 측은 구체적인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출시를 검토 중이지만 일정이나 유통 채널 등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