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아동복이 매출 견인…출산·결혼 증가세에 백화점 반색

출생아 13개월 연속 증가…혼인 건수도 16개월 연속↑
백화점 결혼·출산 매출 늘어…"반등 추세 이어질 것"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2025.8.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함께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저출산' 문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결혼 및 출산이 증가하면서 예물·아동복 등 관련 소비가 늘어나 실적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출생아 수는 2만 180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4년 동안 최대치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도 2만 39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최장 기간의 증가세다.

최근 '에코붐 세대'가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면서 혼인 및 출산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1∼1996년 출생한 이들 세대는 연간 69만~73만 명 수준으로, 직전(1984~1990년)과 직후(1997~2000년) 세대보다 연간 5만~7만 명씩 많다. 이들은 올해 결혼 적령기인 29~34세가 됐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결혼 및 출산이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혼인 건수가 증가하면 예물 수요가 늘어나 고가의 주얼리·명품 매출이 확대되고, 신생아가 늘어나면 아기 옷 등 출산 관련 매출도 증가한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구점의 아동 장르 이용객 수는 전체의 17.4%로, 센텀점(14.3%)·강남점(13.5%) 등을 앞서며 전국에서 제일 높다. 대구 지역 출산율(0.792명)이 전국 평균(0.748명)을 웃돌고, 최근 3년 동안 지역 내 약 3만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젊은 신혼부부가 대거 유입된 결과다.

예물도 마찬가지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8월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해외유명브랜드(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2.4% 늘어 모든 품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잡화(-5.5%)·식품(-9.9%) 등 기존 백화점 매출을 이끌던 품목의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대구신세계 7층 아동층(신세계백화점 제공).

유통업계는 늘어나는 웨딩·출산 수요에 맞춰 할인 행사 등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10월은 결혼·이사 성수기인 점도 한 배경이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이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결혼 성수기는 10월, 5월, 4월, 11월 순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출산율이 높은 대구 지역의 점포 리뉴얼을 10월로 맞췄다. 기존 7층 아동층을 '프리미엄 키즈 전문관'으로 바꿔 20일부터 새로 문을 열고 최신 트렌드의 아동복 및 스포츠 키즈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올 연말까지 2025~2026년 결혼 예정인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할인 등 웨딩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쿠팡도 10월 이사철을 맞아 오는 26일까지 혼수·집 단장 등 상품을 모은 '가을맞이 세일 페스타'를 진행하고, CJ온스타일도 오는 31일까지 '홈리빙페어' 기획전을 개최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 증가로 백화점이 수혜를 받아 최근 매출 흐름이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혼인 건수 및 출생아 수 반등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