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직격탄…'케데헌' 효과에도 냉동김밥 수출 급감

쌀 가공품 8월 누적 수출 16.8%↓…미국 서 23.4% 하락 견인
7월 상호관세 적용 후 수출 감소 두 자릿수 뚝…"가격 경쟁력 잃어"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푸드 2025'에 냉동김밥이 전시돼 있다.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푸드의 새로운 대표주자로 꼽히면서 높은 수출고를 올렸던 냉동김밥이 올해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 콘텐츠에서 김밥이 등장하면서 인지도는 크게 올랐지만, 상호관세 영향에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16일 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냉동김밥 등 쌀 가공품의 수출 실적은 올해 8월까지 누적 8691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8% 줄었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1억 6549만 달러를 수출해 전년 대비 69.3% 급증했던 것과 비교해 하락세로 전환했다.

국가별로 보면 냉동김밥이 가장 크게 인기를 끌었던 미국에서 8월 누적 수출이 6452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4% 하락해 전체 수출 감소를 이끌었다.

냉동김밥은 취식의 간편함, 저렴한 가격, 비건·웰빙 문화 등과 맞물리면서 특히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미국 트레이더 조스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는 조기 품절 현상을 보였다. 이에 CJ제일제당(097950), 풀무원(017810), 사조대림(003960) 등 주요 식품업계에서 냉동김밥 판로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인기로 냉동김밥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중 최고 시청 시간을 기록한 케데헌에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김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6월 이후 수출이 급감했다. 월별로 따져보면 6월 수출은 1236만 달러로 전년 대비 9.2% 줄었는데, 7월은 1093만 달러로 37.4% 감소, 8월에는 956만 달러로 41.3% 하락하면서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행이 다소 주춤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수출은 한 자릿수 감소를 보였는데, 7월 들어서 30~40%대 감소를 보인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일괄적으로 단행한 상호 관세 정책으로 한국산 제품에는 15% 관세를 7월부터 적용했다. 이에 냉동김밥 외에도 라면·스낵 등 기존 K-푸드의 대표 제품군 역시 7월 이후 수출이 급감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낮은 가격이 인기 요인이었던 냉동김밥은 크게 소비가 둔화했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잃은 채로 수출은 쉽지 않다. 글로벌 인기를 지속하려면 현지 마케팅 강화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