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살대가 영화관 구했다"…흥행작 대거 출현에 극장 '함박웃음'
'귀멸의 칼날' 올해 매출 1위…'좀비딸'·'F1'도 500만 흥행
상반기 참패→하반기 반등…연말 '천만 영화' 등장 관심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귀멸의 칼날'의 예상치 못한 선전을 비롯해 '좀비딸' 등 올 여름 흥행작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국내 박스오피스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영화관 사업이 하반기 들어 반등하는 가운데 연말까지 '1000만' 흥행작이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개봉 39일 만인 지난달 29일 관객 500만 명을 달성했다. 지난 1일 기준 매출액은 546억 8987만 원으로 올해 국내에서 개봉된 전체 영화 중 1위다.
'귀멸의 칼날'은 개봉 전부터 '극우 논란'이 제기된 데다 최근 극장 산업이 매우 침체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흥행은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현재 추세라면 일본 애니메이션 중 역대 국내 흥행 1위인 '스즈메의 문단속(558만 명)'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빠른 흥행 속도 및 마니아들이 재관람하는 'N차 관람' 비율도 다른 영화보다 높으면서 흥행 가뭄 속에서도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영화 주인공인 탄지로가 극중에서 입대한 '귀살대'에 빗대 "귀살대가 영화관 구하는 중"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귀멸의 칼날'보다 조금 앞선 올 여름에는 '좀비딸(563만)'과 'F1 더 무비(515만)'가 흥행을 이끌었다. 이들은 올해 국내 개봉작 중 관객 수 1·2위 영화로, 상반기 200만~300만 명에 그쳤던 주요 개봉작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며 관객 몰이를 했다.
국내 영화관 업계는 올해 2분기 관객 수 감소로 인해 참패 수준의 성적표를 거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전체 관객 수는 2168만 명으로, 전년 동기(3202만 명) 대비 32% 급감했다. 이에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국내 영화관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338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500만' 영화가 3개나 활약한 지난 7·8월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 7월 국내 전체 관객 수는 1174만 명으로 전년 동기(1203만 명) 보다 불과 2% 적은 수준이며, 8월은 1345만 명으로 전년 동기(1178만 명)보다 14% 증가했다. 정부의 영화관 할인쿠폰 지급에 흥행작의 출현까지 겹치면서 관객 수가 반등한 것이다.
최근 개봉한 '어쩔수가없다'도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 관객 몰이에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달 24일 개봉 첫 날부터 33만 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으며,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순항 중이다.
국내 영화관 업계 실적도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1분기(-310억 원)·2분기(-173억 원) 적자를 거둔 CGV 국내 영화관 사업이 3분기에는 30억 원 흑자로 돌아서고, 4분기에도 2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본다. 메가박스도 1분기(-103억 원)·2분기(-85억 원) 적자를 냈지만, DB증권은 3분기 6억 원 흑자, 4분기 1억 원 적자 등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화관 업계의 관심사는 올해 연말까지 '천만' 영화가 나올지 여부다. 2022년 '범죄도시2', 2023년 '서울의봄' 및 '범죄도시3', 2024년 '파묘' 및 '범죄도시4' 등 최근 3년 동안 '천만' 영화는 꾸준히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최고 흥행작인 '좀비딸'·'F1 더 무비'·'귀멸의 칼날' 등 3개 영화 모두 500만 명 수준이다.
연말까지 '천만' 흥행작이 생긴다면 하반기부터 반등하고 있는 영화관 업계의 실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 연말까지 '위키드', '주토피아2', '아바타3' 등 기대작들이 개봉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부터 영화 제작 자체가 줄어들면서 현재 개봉작 수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올해 기대작들의 선전과 내년부터 신작들이 많이 개봉하면 실적 회복세도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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