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성장한계 직면한 패션업계, 글로벌 진출 사활

'무신사·마뗑킴' 신진 브랜드에 한섬·LF·삼성물산도 해외로
"내수로는 역부족, 해외 필수"…국내외 동시 공략 효과 톡톡

파리 패션위크 주간인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드 도쿄에서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로 이루어진 연합 패션쇼 ‘콘셉트코리아 2026 S/S’가 열려 모델들이 런웨이에 올라 ‘본봄(BONBOM)’의 의상들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내수부진 장기화에 성장한계에 직면한 패션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020000)은 최근 해외 진출을 핵심 사업 전략으로 삼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섬은 프랑스 파리에 이어 최근에는 태국 방콕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 패션쇼'를 개최했다. 한섬이 국내와 유럽이 아닌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패션쇼를 진행한 것은 최초다.

이를 계기로 한섬은 태국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할 방침이다. 패션쇼에 참가한 태국 현지 패션·유통 관계자들의 반응을 살핀 뒤 홀세일(도매) 계약을 추진한다. 태국 내 팝업스토어나 정식 매장 개점 등 고객 접점 확대 노력을 병행한다.

LF(093050)는 헤지스와 마에스트로를 필두로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2013년 대만, 201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에서는 53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인도에서 3년 내 10개 매장을 낼 계획이다. 마에스트로는 2022년 베트남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다.

이와 함께 헤지스는 글로벌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열고, 명동 플래그십 스페이스H에서 글로벌 수주회를 진행하는 등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 에잇세컨즈는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현지 초대형 쇼핑몰 'SM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 매장을 열었다. 매장 3곳을 순차적으로 추가 개소한다.

에잇세컨즈는 2016년 중국에서 쓴맛을 본 뒤 약 10년 만에 해외 진출에 재도전했다.

마뗑킴은 올해 상반기 홍콩, 마카오, 대만, 일본 등 총 11개의 글로벌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서만 2029년까지 15호점까지 매장 출점을 계획 중이다.

무신사는 12월 중국 상해, 내년 상반기 일본에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및 무신사 스토어 매장을 열고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무신사의 첫 해외 오프라인 매장인 상하이점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중국 내 매장을 100여 개로 늘릴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난징둥루, 쉬자후이, 항저우 등 3개 지역에 추가 출점한다. 2030년까지 중국 온오프라인 통합 매출을 1조 원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패션 업계가 해외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내수가 부진해서다. 패션은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꼽히는데 국내 실적만으로는 역부족하자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인지도가 부족한 신진 브랜드의 경우 국내외를 동시 공략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패션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해외에서 입소문을 타 먼저 유명해진 이후 한국에서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글로벌 사업 없이는 패션 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이 대부분이어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