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영향에 K-푸드 美 수출 타격…유럽이 대안 될까
8월도 북미 수출 주춤, 선봉장 라면·과자류 두드러진 감소
CJ 런던行·유럽법인 차리는 라면업계…독일 아누가에 주빈국 참가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K-푸드의 대미 수출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대체 시장으로 유럽 시장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TI)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농수산식품의 북미 지역 수출액은 1억 7235만 달러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8월까지 올해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높은 상황이지만, 8월부터 대미 관세가 15%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수출 실적이 주춤하는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 품목인 라면의 8월 한 달 수출액은 2018만 달러로 전년 대비 8.3% 줄었고, 과자류도 한 달 동안 2289만 달러 수출로 전년 대비 25.7%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 업계는 유럽 시장을 새 성장 기회로 삼고 있다.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그룹 핵심 경영진과 함께 런던을 찾았다. 이 회장은 유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해야 한다"며 "그룹의 글로벌 사업 거점인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2018년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해 만두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2022년에는 영국, 지난해에는 프랑스 법인을 설립해 거점을 넓히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헝가리 신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K-푸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라면 업계도 유럽, 특히 네덜란드에 거점을 두고 있다. 농심(004370)은 지난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농심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2030년까지 유럽 시장 3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삼았다.
앞서 삼양식품(003230)도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암스텔벤에 유럽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해외 시장 수출은 현지 벤더들을 통해 간접 방식으로 판매망 구축이 가능하지만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 마케팅 전략에서 더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4일부터 8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는 한국식품산업협회가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현지에는 협회장이 속한 샘표식품(248170) 외에도 △풀무원(017810) △팔도 △하림(136480)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음료(005300) △빙그레(005180) △남양유업(003920) 등 국내 식품기업들이 대거 자리한다.
유럽 지역 식품 수출은 지난 8월까지 누적 6억6872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8월 한 달만 보면 6023만 달러로 환율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2% 줄었지만, 추세는 증가세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도 K-푸드의 글로벌 확장에 중요한 축"이라며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