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36년 사랑 받은 한인 샌드위치 '렌위치'…한국 가맹사업 채비

직영점 고정비 부담에 적자 이어지자…진출 3년 만에 가맹사업 채비
인지도·가격 장벽 여전…소비자 맞춤 전략이 관건

(렌위치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36년 전 한인이 뉴욕에서 창업한 샌드위치 브랜드 '렌위치'가 한국에서 가맹사업 채비에 나섰다. 직영점 위주의 운영으로는 수익성 한계가 뚜렷해지자 가맹사업 전환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본부에 따르면 렌위치코리아는 지난 7월 렌위치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한 필수 절차로 본격적인 가맹사업 전환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렌위치는 지난 1989년 미국 뉴욕에서 한인 이민 1.5세대 주세훈·주세붕 씨 형제가 창업해 30여년간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현재 뉴욕에만 20여 개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뉴요커 샌드위치'라는 별칭을 얻었다.

국내에는 2022년 여의도 IFC몰에 1호점을 열며 진출했고 현재는 역삼·잠실·반포 등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진출 첫해 매출은 약 16억 원에 영업손실 9억 7000만 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매출이 20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8억 700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27억 원으로 증가하며 적자폭이 점차 줄었으나 영업손실 4억 8000만 원을 내며 여전히 손실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이 늘었지만 적자가 이어진 배경에는 고정비 구조가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백화점·오피스 상권 위주의 높은 임차료, 직영 인건비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팔수록 손해' 구조에 놓였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렌위치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맹사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샌드위치 업종은 조리 공정이 단순해 운영 표준화가 쉽고, 점주 교육이나 인력 관리 부담도 크지 않아 가맹화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글로벌 브랜드가 직영 체제로 시장을 먼저 시험한 뒤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는 사례는 업계에서 낯설지 않다. 2023년 한국에 진출한 캐나다 커피 체인 팀홀튼도 초기에는 직영점으로 운영하며 반응을 살핀 뒤 일정 궤도에 오르자, 올해부터 가맹점주 모집에 나섰다.

다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국내 샌드위치 시장은 써브웨이·폴바셋·국내 브랜드까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렌위치가 내세운 뉴욕식 프리미엄 콘셉트가 한국 소비자 입맛과 가격 민감도에 맞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샌드위치 한 개 가격이 1만 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어 소비자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영 매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가맹사업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고 가격대도 부담이 있어 소비자 맞춤형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점주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