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에 적자 전환까지…패션 대기업, 2분기 성적표 '암울'

패션 '빅5' 일제히 매출 감소…소비 침체·이상 기온 영향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신사업 발굴…새 돌파구 마련

잠실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이사칠 팝업스토어의 모습. 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5.6/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물산(028260), LF(093050),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코오롱FnC, 한섬(020000) 등 패션 대기업 5사가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모두 부진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매출 및 영업이익이 줄어드는가 하면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은 51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54% 감소해 330억 원으로 집계됐다.

LF의 올 2분기 매출액은 45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4.15% 증가한 44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패션 사업만 보면 6780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지난해 7145억 원 5.11% 감소했다.

한섬은 2분기 매출 3381억 원, 영업이익 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82.0% 감소했다.

코오롱FnC의 2분기 매출액은 2964억 원,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53.4% 줄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086억 원(-3.8%), 영업손실 23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소비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 하락으로 인한 소비 심리 둔화 영향으로 매출이 쪼그라든 것. 특히 의류는 경기 흐름에 민감한 대표 소비재로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분야 중 하나다.

이상 기온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겨울 역대급 한파가 예보돼 패션 업계가 성수기인 겨울 의류 생산량을 전년 대비 늘렸는데 오히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자 소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 간절기 오락가락한 날씨 탓에 좀처럼 구매가 일어나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코로나19 기간 대비 기저효과도 있다. 패션 업계는 코로나19 당시 보복 소비 효과로 유례없는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 이후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들이 방문해 구경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뉴스1

패션 업계는 해외 진출, 신사업 등으로 새 돌파구를 모색할 방침이다.

LF는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헤지스는 올 하반기 인도 1호점(뉴델리 또는 벵갈루루), 러시아 2호점(모스크바) 매장 개소를 앞두고 있다.

LF 관계자는 "소비 심리 회복과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해 제품력을 높이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국내외 시장에서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 역시 글로벌 시장 개척 및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코오롱스포츠 중국의 경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3% 고신장을 이뤄냈다.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 또한 중국과 일본에서 프리미엄 유통을 중심으로 매장 오픈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호실적을 달성한 뷰티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 2분기 뷰티 부문 매출은 1156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3개 분기 연속 경신했다.

패션 부문은 성장성 높은 해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자사 브랜드의 효율화 작업과 리브랜딩을 통해 실적을 회복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가을·겨울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과 사업구조 효율화를 통해 수익 중심 성장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