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초고가도 팔렸다…불황에도 여행 상품 '고급화'가 대세

크루즈 상품판매 목표 초과…비즈니스 패키지 상담 불티
'쓸 땐 쓰자' 심리…소비력 큰 5060 중장년층 지갑 '활짝'

지난 3월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5.3.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TV홈쇼핑 등 유통업계가 최근 경기 불황에도 갖가지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쓸 땐 쓰자'는 심리에다 소비력이 큰 중장년층도 유입되면서 1억 원이 넘는 초고가 상품도 판매되는 등 프리미엄 여행 상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18일 SK스토아에 따르면 지난 6일과 10일 방송한 '늘곁애 미리 크루즈' 상품의 취급액이 각각 목표치의 171%, 170%를 달성했다. 보통은 TV홈쇼핑에선 매출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배 가까이 판매된 것이다.

해당 상품은 지중해·알래스카·북유럽·아라비아해·동남아 등 전 세계를 고급 크루즈선을 타며 여행할 수 있다. 6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지난달 20일 첫 방송에선 한 시간 만에 약 6000명의 고객 상담과 100억 원의 취급액을 기록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달 롯데홈쇼핑이 내놓은 '아프리카 비즈니스 패키지'도 화제다. 왕복 비즈니스 좌석에 헬기 관광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으로, 1600만 원대의 고가이지만 지난달 6일 방송에서 780건의 상담이 몰렸다. 같은 달 13일에 선보인 하나투어 아프리카 비즈니스 패키지 상품도 650건의 상담 건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및 소비 부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평소에 자주 갈 수 없는 여행에 대해선 최대한 좋고 편한 상품을 찾는 심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소 비싸더라도 이색 경험과 고급 서비스를 갖춘 여행 상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특히 은퇴 후에도 여행·여가를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5060 중장년층이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항공권 등이 포함된 프리미엄 상품 위주로 출시하는 추세다. 지난 3월 롯데홈쇼핑이 선보인 '북극 크루즈' 상품의 경우 60대 이상 고객의 주문 비중이 40%를 넘었다.

아프리카 비즈니스 패키지 판매방송(롯데홈쇼핑 제공)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기획·운영하는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는 지난 5일 첫 공개 후 이날까지 하루 평균 1만 5000명씩 총 12만 명이 방문했다. 회사 측은 '고객에게 배움과 철학을 얻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콘셉트가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아신세계가 취급하는 상품도 반응이 좋다. 신세계에 따르면 유명 탐험가 제임스 후퍼와 함께 최고급 쇄빙선을 타고 북극을 탐사하는 상품은 1인 당 1억 1800만 원의 초고가임에도 예약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고, 문의도 다수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오는 9월 출발 예정인 '아이슬란드 오로라 관광' 상품도 매진되는 등 호조다.

홈쇼핑 등 유통업계도 이런 고급 여행상품을 늘리는 추세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월 남미 4개국(14박 18일) 패키지 상품을 역대 최고가인 2790만~2990만 원에 내놨다. 초고가 상품이지만 목표 매출의 16배를 초과 달성했을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SSG닷컴도 크루즈를 타고 일본 북해도에 기항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아이슬란드·남미 등 이색 여행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도 여행 상품에 관해선 쓸 때 과감하게 쓰려는 심리가 많고, 경제 수준이 높은 시니어들의 유입도 많다"며 "이런 고가 상품은 일반 상품보다 마진율도 높아 새로운 상품 수요를 최대한 찾고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