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셧다운 위기감 고조"…임대료 갈등에 업체 타격 '불가피'
인천공항공사 '조정 미수용' 선언…양측 입장 '평행선'
"업황 변화에 생존 문제 직결…사업 철수 가능성도"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신라·신세계(004170)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조정 갈등이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8일 2차 조정기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는 대외적으로 '조정 미수용' 입장을 선언했다.
임대료 조정을 사실상 '보이콧'하고 있는 인천공항공사의 태도에 면세업계는 점포 철수(셧다운)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12일 간담회를 통해 공개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조정요청 미수용' 입장을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신라·신세계면세점에서 조정을 요청한 현 임대료는 공개 경쟁입찰에서 업체가 직접 제시한 금액이다"며 "과다투찰에 대한 경영 책임을 회피하고 공사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의 간담회는 법원의 의뢰를 받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정을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의 감정서가 공개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감정은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DF1·2) 임대료를 40% 인하해달라는 조정 신청서를 제출하자 법원이 공신력 있는 기관에 적정 수준의 임대료 감정을 의뢰하면서 이뤄졌다.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한 감정서에서 삼일회계법인은 "재입찰 시 임대료 수준이 현 수준 대비 약 4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일회계법인은 객당 임대료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되는 현 임대료가 출국객 수 증가로 계속 오르는 가운데, 중국인과 내국인의 소비 패턴 변화로 면세 품목 매출이 점차 줄고 있는 상황도 함께 짚었다.
면세업계는 법원 주도로 이뤄진 감정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공사가 완강한 모습을 보이자 이번 갈등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주장을 이해하면서도, 달라진 업황에 기업의 생존 문제까지 거론되는만큼 조정기일에 나와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분쟁이 길어지고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지속되는 적자에 시달리는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면, 버티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상황까지 오지 않을까 우려한다.
만일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위약금, 향후 재입찰 시 불이익 등의 패널티를 감수하고 사업을 철수한다면, 이는 최악의 경우로 인천공항공사의 수익 감소는 물론 면세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너무 바뀌어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며 "철수하고 재입찰하더라도 영업 공백이 생겨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납품업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재입찰 시 중국 등 외국기업이 가세해 국내 업체들이 사업을 뺏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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