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경계를 허물다"…'브라운' 올 여름 패션 'key 컬러' 등극

올해의 컬러 '모카무스' 관련 브라운 컬러 검색량 증가
가방·신발도 브라운이 대세…물량·소재 대폭 늘려

헤지스 액세서리 에이치 락(H LOCK) 사첼백 및 에이치 락(H LOCK) 백팩.(헤지스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올여름 브라운 컬러가 계절의 고정관념을 깨고 주류로 부상했다.

이상 기후 영향으로 계절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전통적으로 가을∙겨울에 쓰이던 브라운 컬러가 여름에도 주목받는 것.

10일 LF몰에 따르면 6월 1일~8월 4일 '브라운', '갈색'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44% 급증했다.

'모카무스' 검색어도 올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모카무스는 부드러운 초콜릿 톤에 브랜디 빛을 더한 색상이다.

여름 시즌 밝고 선명한 색상이 주를 이루던 종전과 달리 올해는 브라운 컬러에 대한 관심이 이례적으로 높아졌다.

지속적으로 계절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전통적으로 시즌에 따라 정해졌던 컬러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브라운 계열이 지닌 안정적이고 중립적인 이미지가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모카무스 컬러가 특히 부각되는 품목은 가방과 신발 등 잡화 카테고리다. 신체에 닿는 면적이 작아 컬러 코디에 대한 부담이 덜하며 스타일링에 포인트 요소로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액세서리 품목은 시즌 전개가 의류보다 빠르게 시작된다"며 "가을 제품이 한발 앞서 출시되는 시점에서 브라운 컬러가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효과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닥스 액세서리 미스티 플라워 라피아 숄더백 및 버크파크 가방 라인.(닥스액세서리제공)

이는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LF(093050)가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헤지스의 경우 올해 액세서리에서 브라운 색은 기본 컬러인 블랙보다 판매 반응이 더 좋다.

대표 아이템은 25SS(봄여름) 시즌 출시한 모카무스 컬러의 '에이치 락(H LOCK) 사첼백'이다. 부드러운 가죽 소재에 다크 브라운 컬러를 입힌 제품으로 전면에 'H' 형태의 골드 장식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6월 1차 선출시 후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3차 재생산까지 진행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에 힘입어 FW(가을겨울) 시즌 나일론, 가죽 조합으로 소재를 확장하고 미니사이즈 백도 출시할 예정이다.

브라운 컬러의 강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헤지스는 25FW 시즌 브라운 컬러를 전년 대비 20% 확장할 계획이다. 스웨이드, 페이크 퍼, 자카드 등 다양한 소재로도 접목한다.

닥스 액세서리 역시 모카무스 컬러 트렌드를 라피아, 나일론 등 여름 시즌과 어울리는 다양한 소재에 접목시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짙은 브라운 색상으로 출시된 '미스티 플라워(MISTY FLOWER) 라피아 숄더백'은 현재까지 판매율 95%를 달성하며 완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나일론 가방 라인 버크파크에서도 모카무스 컬러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도 모카무스 컬러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고객 수요에 대비해 브라운 계열 가방 스타일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모카무스 컬러에 실버 스터드 디테일로 시원한 감성을 더한 피셔맨 샌들도 출시해 인기몰이다.

FW 제품에도 가죽 및 스웨이드 소재의 브라운 컬러 제품군을 갖춰 연말까지 모카무스 트렌드를 이어갈 계획이다.

신발 브랜드에서도 모카무스 트렌드가 확산 추세다. 미국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 킨은 브라운 컬러의 시그니처 샌들인 '뉴포트'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65% 이상 증가했다.

LF 관계자는 "브라운은 이제 가을∙겨울에 한정된 색이 아니라 모든 계절에 어울리는 '올 시즌 컬러'로 자리잡고 있다"며 "모카무스를 중심으로 한 깊은 브라운 색은 고급스러운 감성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동시에 충족시켜 시즌과 관계없이 활용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