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추 대란' 교훈 삼았나…포장김치 업계 "배추 수급 이상 無"

폭염·폭우에 배춧값 한달 새 30% 올라…9월까지 배추 가격 상승 지속될 듯
포장김치 업계, 이상기후 대비해 배추 비축량 늘려…"제품 정상 공급에 만전"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했다. 주로 농림수산품이 올라 최근 폭우·폭염 영향과 더불어 밥상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우려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로 전월(119.64) 대비 0.1%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배추(31.1%), 돼지고기(9.5%), 달걀(4.4%), 쌀(3.4%) 등의 품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2025.7.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폭염과 집중호우 여파로 배추를 비롯한 주요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장김치 수급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배추 작황 부진으로 '김치 대란'이 발생했던 전례가 있어 올해도 같은 혼란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지된다.

포장김치 업계는 올해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몇 년째 이어지는 이상기후에 대비해 대형 제조업체들이 수개월 전부터 비축 물량을 늘리고 계약재배를 확대해 온 덕분에, 현재까지는 수급에 별다른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

24일 한국은행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여름 배추 시세는 전월 대비 31.1% 급등하며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출하 물량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업계는 오는 9월까지 배춧값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 전반에도 김치 수급 안정에 대한 경계심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포장김치 제조사들은 본격적인 출하기 이전인 봄철부터 비축한 원물을 활용해 안정적인 배추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장김치 업체 A사 관계자는 "배추는 연간 계약재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수급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며 "작황이 좋지 않아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봄철에 저장한 배추를 활용해 아직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도 "하절기에는 사전 비축한 배추를 중심으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며 "급식용도 고랭지 계약재배와 비축분을 병행 활용해 수급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 김치 업체 상당수는 지난해 급등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비축량을 예년 대비 늘린 상태다. 일부는 계약 농가 확대·수급처 다변화 등 중장기 대응책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포장김치가 진열돼 있다.. 2024.11.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또한 배추 외 주요 원부재료인 무·고춧가루·마늘·양파 등도 대부분 봄 수확분을 미리 저장해둔 상태다. 현재까지는 이들 품목의 수급에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집중호우로 충청권 일대 열무 산지가 피해를 보면서 열무김치 공급에는 일시적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업체는 열무 수급처를 대체하거나 생산 일정 조정을 검토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우와 폭염 영향으로 하반기까지도 배추와 무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기후 악화로 올해 충분히 대비를 해놓아 공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원재료 비용 상승과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중국산 김치를 찾는 수요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산 김치는 일반 가정보다는 주로 식당이나 외식업체에서 소비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액은 9379만달러(약 13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8324만 달러)보다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김치 수입액은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