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공습 1년]① 中 알테쉬에 안방 내준 韓 e커머스

중국계 e커머스 이용자 2·3위…해외직구액 중 중국발 60%까지 확대
티메프 사태 후 국내 e커머스 리스크↑…고물가에 초저가 선호 흡수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지난해 초 중국계 e커머스 이른바 'C-커머스'(China ecommerce)의 한국 시장 공습 본격화 후 국내 e커머스 시장에 많은 변화가 초래됐다.

'초저가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 C커머스는 국내 내수 소비 침체 틈을 공략했고, 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국내 주요 e커머스가 재편되는 동안 위협적인 존재로 몸집을 키웠다.

'저가 중국산' '저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발(發) 해외직구 시장은 성장세로, 중국계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한국 e커머스를 제치고 2, 3위에 안착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 쉬인 등 C커머스들은 올해 한국 시장 공략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의 경우 한국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100억 위안(약 1조 90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해 중국 판매자들을 끌어모은 후 2026년까지 11억 달러(1조 5000억 원)를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알리 측은 "신세계 G마켓과 합작법인과는 상관없이 물류센터 구축 계획에는 변함없이 진행될 예정으로, 인천과 평택 등 부지 선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4월이나 늦어도 상반기에는 G마켓과 협업 진행 상황이나 부지 낙점 등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과 K-베뉴 확장을 통한 한국 내 영향력을 키운 알리는 국내 현지 농가 연계 카테고리 확장과 구독서비스까지,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테무나 쉬인 또한 패션뷰티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저가 공세'와 온라인 광고 마케팅 등을 통한 고객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티메프 사태 후 국내 e커머스 리스크·재편…'초저가' 중국발 직구 강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주요 e커머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알리의 이용자 수는 717만 명에서 2월에 800만 명 고지를 넘어서면서 11번가와 G마켓을 따돌리고 2위에 올라섰다.

특히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7월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850만 명(846만 명)에 육박하며 쿠팡을 추격, 지난 1월 기준으로는 1000만 명(912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테무 역시 지난해 1월 이용자가 570만 명 선으로 4~5위를 등락했지만 지난달 830만 명(823만 명)까지 육박한 상황이다. 반면 쿠팡(3302만 명)의 뒤를 잇던 11번가(780만 명)와 G마켓(542만 명)은 4, 5위로 내려앉았으며 G마켓과 옥션(247만 명)을 합쳐도 테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가 한정된 가운데 티메프 리스크 후 쿠팡 등 거대 e커머스 쏠림 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며 '초저가'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C커머스의 공세전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 관계자는 "크로스보더(직구)와 K-베뉴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인지도와 충성 고객 확보 등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는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으로, 다양한 사업군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고물가 여파로 가격 중시 트렌드 속 중국 공산품에 대한 반감도 흐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발 해외직구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구매액은 7조 9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19.1%) 가까이 급증했다.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해외직구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중국을 통한 해외직구액은 전년 대비 48.0%(4조 7772억 원) 늘어나며 전체 해외직구액의 60.0%를 차지했다. 알테쉬가 주력하고 있는 의류·패션이 전년 대비 33.8% 증가했으며 생활·자동차용품도 58.1% 급증했다. 전자제품도 42.7%나 늘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국내 주요 기업과의 합작 투자 등의 행보는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단순히 소비시장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제품을 소싱, 물류 전초기지 활용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보고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침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