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지갑 열어라"…대형마트 '상시 초저가' 경쟁 심화
이마트, 가격 파격 선언 품목 확대…매출·객수 동반↑
롯데마트 '더핫'·홈플러스 AI 가격혁명…수요 높은 상품 할인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얼어붙은 내수시장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형마트 업계가 굳게 닫힌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저가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이른바 'EDLP'(Everyday Low Price, 상시 초저가) 전략을 치열하게 전개하며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5일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줄어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었던 2003년(-3.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하며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판매가 줄었다. 생필품 소비에서도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는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해당 시기 수요가 높은 품목을 골라 일정 기간 '특가'를 유지하는 EDLP 전략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새로운 가격 정책을 도입한 이마트(139480)는 월별로는 '가격파격 선언'을, 분기별로는 '가격역주행'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턴 가격파격 선언의 대상 품목을 먹거리 3여 종, 가공·일상 상품 40여 종에서 각 5종, 50종으로 확대했다. 불황형 소비 트렌드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즉각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평년대비 시세가 65% 올랐던 시금치를 반값에 선보이면서 매출이 146% 신장했다. 8월엔 한달 내내 한우 등심 30% 할인을 진행해 매출이 37% 늘었다.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객수도 지난해 1~3분기 각 3%·2%·2%씩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회복→매출 증대→고객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정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2020년부터 베트남에서 직접 들여온 'B750(해발 750m 이상 고산지에서 재배한 바나나)' 바나나를 필리핀산 대비 20% 이상 저렴한 2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더불어 협력사와 함께 상품 용량을 늘리거나 단독 상품을 개발해 애초부터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PB) '오늘좋은'과 '요리하다'에서도 총 60여 개 품목을 균일가인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6~12일 약 일주일간 운영하는 물가잡기 캠페인 '더 핫'도 EDLP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로 닭고기 시세가 약 10% 오른 것을 감안해 마늘치킨 훈제 슬라이스를 9990원에 '1+1' 판매하고 고물가로 성적이 좋은 냉동 분식 상품을 50% 할인한다. 참치, 순대 등 시의성 있는 주요 PB를 특가에 판매하는 '이달의 핫 PB'도 준비했다.
홈플러스 역시 AI가 선별한 핵심 상품 중 가장 필요한 10여 개의 상품만을 골라 1~2주 단위로 상시 초저가 전략 'AI 가격혁명'을 신선 식품 중심에서 최근 식품 및 비식품 품목까지 확대했다.
6일 시작되는 할인행사에는 제주 커팅 양배추, 블루베리, 생생 춘천식 닭갈비와 안동식 순살찜닭, 참기름김과 쌈장, 그릭요거트, 소시지 등 8개 품목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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