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예상 밖 '온풍'…K-패션, 변수는 '高환율·脫중국'

관세·규제 철퇴 전망 속 대(對)중국 고관세 피해 생산망 재편
환율 불확실성에 원자재값 부담으로 가격 인상 등 여파 촉각

베트남은 강력한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1월15일/뉴스1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행보가 당초 예상보다 온건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국내 패션 업계는 일단 안도하면서도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취임을 앞두고 그동안 관세와 규제를 둘러싼 강경한 의지를 표명했던 만큼, 현지 브랜드와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지 다변화와 향후 정책 대비로 수출 대응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0일 관세 부과에 대해 즉각적인 실행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아직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연방정부 기관들에 외국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연구하도록 지시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규제 철퇴 방침에 미국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비중이 높은 OEM 패션업체들은 당장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선 상황이다. 한세실업, 영원무역, 세아상역 등으로 특히 한세실업의 경우 미국 매출 비중이 85%, 영원무역도 35%로 트럼프 발 정책 여파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한 고관세율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들 기업은 의류용 원단 및 소재의 자체 생산과 중국 외 타 국가 기업의 생산 제품 사용 등 다변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에서 다소 유연한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국가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리며 미국 현지 공장 가동 등 '트럼프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세실업의 경우 메인 공장이 베트남인 만큼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이 베트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베트남에서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는 한세제품 가격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세실업은 중남미 사업 확대 방침 속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고관세 부과계획을 내놓으면서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추후 여파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의 영향이 예상되지만 중국에 공장이 없고,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미국 텍솔리니 공장 현지 생산 증대 등을 통해 정책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무역 역시 대부분 방글라데시를 원산지로 하고 있으며 베트남, 엘살바도르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영원무역 측은 "베트남 등 기존 진출 국가들의 미국과 관세 협상 내용을 지켜보며 발 빠르게 이동해 하청 공장 생산을 가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라면서 "바이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세 부담 최소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강달러와 비상계엄 사태 등 정국 불안이 지속되며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다. 2025.1.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변수는 환율이다. 국내외 정국 불안으로 환율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패션 기업을 중심으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OEM 기업의 경우 '킹 달러'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주문부터 생산, 수출까지 3~6개월 이상 소요되면서 원부자재 구입 당시 환율보다 제품 출하 시기 환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원·달러 효과가 매출에 긍정적일 수 있다. 다만 환율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경우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납품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원·달러 이슈에 대한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미국의 관세 적용이 국가별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등 생산지 다변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