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10년-上]약국 불 꺼지면, 24시간 점포 찾았다

야간 매출이 주간보다 2배 높아…판매량도 주말 > 주중
판매 1순위 진통해열제…코로나19에 공적 역할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대학생 이한솔씨(20)는 주말 사이 몸이 좋지 않아 급하게 약국을 찾았다. 하지만 자취방 근처에 약국이 어디 있는지 몰라 뜬눈으로 밤을 새월다. 결국 집 앞 편의점에서 해열진통제를 구매했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상비약) 판매 제도는 지난 2012년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나 심야 시간대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 의사 처방 없이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상비약은 타이레놀, 훼스탈 등을 포함해 총 13종이다.

◇약국 문 닫는 시간…편의점 상비약 매출 2배↑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GS25의 연도별 상비약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다.

GS25의 2020년 상비약 매출은 29.3%에서 2021년 38.8%로 늘었다. 올해(1월~8월24일)도 30.1%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전후 3개년간 품목(진통제·감기약·소화제·파스 등)별 판매도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CU의 상비약 매출 증가율은 7.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8.3%로 2.5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전년 대비 22.6% 증가했다.

특히 상비약은 약국이 문을 닫는 야간에 매출이 높았다.

CU에서 상비약 판매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 시간은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29.9%)다.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가 25.7%로 뒤를 이었다.

약국이 문을 여는 주간(오전9시~오후5시) 판매 비중이 13~16%에 그치는 데 비해 2배 가까운 수치다.

같은 기간 GS25의 시간대별 매출을 살펴보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 비중이 전체의 50%에 달한다. 매출 절반이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대 이뤄진 셈이다.

◇코로나19 당시 공적 역할도…오남용 안전장치 마련

약국들이 문을 여는 주중보다 문을 닫는 주말 상비약 판매 비중도 높았다.

CU의 요일별 매출 비중은 일요일이 18.6%로 가장 높았고, 토요일이 16.9%였다. 주말 매출만 35.5%에 달한다.

GS25는 주말 판매 비중이 40.7%을 기록했다. 일요일 매출은 주중(월~금) 매출 대비 최대 68%까지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의약품은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해열제다. 진통해열제는 해마다 전체 상비약 매출 중 40% 비중을 꾸준히 차지했다.

GS25에 따르면 △진통제(타이레놀) 43.3% △감기약(판콜A) 30.6% △소화제(훼스탈콜드) 14.7% △파스(신신파크) 11.4% 등의 순이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상비약 매출 증가의 이유로 심야 시간대와 접근성을 꼽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 약국을 찾는 대신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편의점은 심야시간대 구매가 간편하고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안전상비약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 이후에는 신속항원검사 키트, 마스크를 판매하며 공적 역할도 수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대란 당시 편의점이 마스크 공적 판매처에서 제외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된 적도 있었다"면서 "약품 오남용 걱정도 있는데, 동일 품목은 1회 1개 포장단위만 판매할 수 있게끔 포스(POS)를 통해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