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폐기 대신 특가판매…이마트 노브랜드의 '진짜 친환경' 실천
펄프·생분해·순면 물티슈 3종 출시
친환경 물티슈 패키지 이염 이슈에 '특가판매' 승부수
- 배지윤 기자,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황덕현 기자 = 지난해 말 방영된 필(必)환경 TV 예능 프로그램 '오늘부터 무해하게'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출연자들의 아이디어로 돌샴푸·가루치약부터 물티슈까지 다양한 친환경 상품이 탄생했습니다.
한 회차에서는 공효진씨가 "물티슈가 썩는 데 100년이 걸리는걸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개인적으로 종이로 만든 물티슈가 낫지 않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질문에 김동혁 이마트 ESG추진사무국 부장은 '레이온 소재'나 '플러셔블 원단'을 사용한 물티슈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후 논의를 거쳐 이마트 노브랜드는 펄프·생분해·순면 물티슈 3종을 출시했습니다. 물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물티슈'라는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혁신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물티슈가 플라스틱 햠유로 생분해 되지 않는 골칫거리로 통하기 때문인데요.
물티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티슈'가 아닙니다. 주 원료는 플락스틱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통하지요. 화학처리가 어려워 재활용도 어려운데, 100% 생분해되는 물티슈를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 일입니까. 물티슈 패키지 역시 플라스틱 함량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완벽한 친환경'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노브랜드 물티슈 종이 패키지에 액상물질이 스며드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생긴 것이지요. 제품 자체엔 이상이 없었고, 내부 코팅으로 패키지가 찣어지지 않았으나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좋은 취지를 담은 프로젝트인 만큼 이런 사태가 생긴 것이 아쉽습니다.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출시했지만, 완벽한 친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노브랜드의 색다른 사후 대응이 눈에 띕니다. 하자 제품을 '폐기'하는 대신 고객들에게 특가에 판매하는 '윈윈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현재 소비들에게 펄프(60매)·생분매(80매)·순면(30)물티슈를 기존 가격 보다 38~51%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입니다.
사실 노브랜드 측에서 소리 소문 없이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폐기했더라도 아무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목적 하에 만들어진 제품인 만큼 노브랜드는 고객에게 사실을 밝히고 특가할인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노브랜드의 행보는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실제 지난해 가장 유통업계 가장 뜨거운 화두가 '그린 워싱'(위장 환경운동)이었기 때문인데요. 기업들의 친환경 시도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또 이벤트 직후 쌓인 재고가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노브랜드는 폐기라는 쉬운 길을 놔두고 제품 생산 취지를 살리기 위해 어려운 길을 택했습니다.
이마트 노브랜드 관계자도 "물티슈 패키지에 액상이 이염돼서 이런 현상이 일부 발생했고 외관상 불편해보일 수 있지만 상품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환경을 생각해서 만든 상품이니 고객들과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특가 판매하기로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유통업계에선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팔지 못하는 상품이 많았습니다. '못난이 감자'가 바로 그 예인데요. 모양이나 흠짐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판매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에 못난이 감자를 유통하면서 식품 손실을 대폭 줄인 바 있습니다. 덕분에 폐기물도 크게 감축되며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셈이지요.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보여주기에 불과한 친환경 행보는 똑똑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입니다. 이제는 '진짜 친환경'을 실천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노브랜드는 용기있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진정성 있는 친환경 행보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jiyounb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