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못찾는 편의점 "위약금 없는 폐업"vs"본사 영업이익률도 1%대"(상보)

가맹점주들 "수익배분 더하고 위약금 없는 폐업 도입해야"
본사 "본부·점주 매출 성장 단순비교부터 비논리적"

21일 서울 송파구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편의점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편의점 제도개선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은 지원금 중단을 이유로 24시간 영업 강제를 중단할 것과 실질적 최저수익 보장으로 무분별한 출점 중단을 각 편의점 본사에 촉구했다. 2018.8.21/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편의점 가맹본사에 담배와 종량제 봉투 매출 제외 등 수익구조를 바꾸고 폐점 위약금을 없앤 한시적 '희망폐업' 시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편의점산업협회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매년 수백억원의 상생 지원금을 주는 데다 가맹본부의 매출과 가맹점의 매출 성장을 단순 비교하는 것 등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수익배분 구조 개선·한시적 희망폐업·24시간 영업중단 등 요구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들이 모인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21일 오후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의점주들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수익 배분 구조 변경' '한시적 '희망폐업' 시행' '무분별한 출점 중단' ' 24시간 영업 중단'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사항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건물 임대료 부담 완화 △담배·종량제 봉투 매출 제외 △소비활성화를 통한 매출향상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편의점 산업에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는 수익배분 구조 개선도 주장했다.

21일 서울 송파구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편의점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편의점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편의점산업협회로 향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은 지원금 중단을 이유로 24시간 영업 강제를 중단할 것과 실질적 최저수익 보장으로 무분별한 출점 중단을 각 편의점 본사에 촉구했다. 2018.8.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2007년에서 2016년까지 10년 동안 주요 5개사 편의점 가맹점수는 9148개에서 3만3601개로 3.7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본사 전체 매출액은 3.3배, 영업이익은 3.8배, 당기순이익은 5.8배 늘었다.

그러나 편의점주의 연평균 매출액은 1.2배 증가하는데 그쳐 누적 물가상승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율을 고려할 경우 편의점주의 실질수익은 급격히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주요 5개사 본사의 당기순이익은 4547억원으로 어마어마한 규모"라며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대부분을 본사가 가져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이를 배분할 경우 매월 110만원을 개별 점주에게 추가로 배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폐점 위약금을 철폐하고 한시적 '희망폐업' 시행을 요구했다. 지속된 수익 악화로 폐점을 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위약금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점포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편의점 점주가 폐점 의사를 밝혀도 본사는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든지 빠른 폐점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지 않고 지연시켜 피해를 키우고 있다"며 "발생하지도 않은 가맹본사의 미래이익에 대한 보상금인 운영 위약금을 철폐하라"고 밝혔다

21일 서울 송파구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편의점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편의점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본사 갑질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은 지원금 중단을 이유로 24시간 영업 강제를 중단할 것과 실질적 최저수익 보장으로 무분별한 출점 중단을 각 편의점 본사에 촉구했다. 2018.8.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가맹점주협의회는 폐점시 인테리어를 남기는 만큼 출점에 대한 귀책사유에 따라 인테리어 비용을 합리적으로 배분해 위약금을 최소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 쥐어짜기 식의 무분별한 출점도 막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정확한 상권과 입지분석을 통해 점포를 개발하여 점주와 본사의 수익이 확실할 때만 출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불공정과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편의점 본사의 심야영업 지원금에 대해선 편의점 본사의 '편법 행위'로 규정했다. 현행 가맹사업법 제12조의4에 따르면 심야시간대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가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본사는 기존의 각종 본사 지급금을 지원금으로 바꿔 말하며 야간 영업하지 않을 시 지급하지 않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사실상 심야영업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해 점주가 자유롭게 중단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같은 주장에 대한 명분으로 불합리한 본사와 점주 간의 불공정한 계약, 최저임금 상승 등을 내세웠다. 카드수수료와 과도한 임대료 등 점주에게 불리한 시스템이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주장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편의점 본사 "매년 수백·수천억 투자하며 상생 노력해와"

그러나 편의점 본사 측에서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BGF리테일·GS리테일·코리아세븐 등 편의점 업계 '빅3'의 최근 영업이익률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점포 포화에 따른 경쟁심화로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브랜드 편의점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였지만, 올 1분기 들어서는 대부분 1%에서 2% 초반대로 낮아졌다. CU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97% 정도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률(1월~10월) 4.5%의 3분의2 수준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1.1%(매출 3조8427억원·영업이익 429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가맹점주협의회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을 단순 비교한 것에 대해서도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편의점 본사 한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은 지난 30년간 신뢰받는 가맹시스템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아왔다"며 "아울러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의 투자를 통해 가맹점주들의 수익 보장과 지속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편의점 본사 이익률은 유통업계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점주분들과 상생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사와 가맹점주 간 소통 채널이 열려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측은 "각 편의점들의 지원 상황이 달라 협회에서 일괄적으로 답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전체 편의점주들의 공통된 입장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편의점주 및 각종 외식업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들이 모인 조직이다. 한국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지에스25가맹점주모임·씨유가맹점주모임·파리바게뜨가맹점주협의회·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피자에땅가맹점주협의회·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비에치씨가맹점주협의회·뚜레쥬르가맹점주협의회·농협홍삼한삼인가맹점주협의회 등 20여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