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석고보드시장 1强 구축?…벽산-보랄 공조 '흔들'
벽산, 생산시설 증축…보랄, 공급계약 종료 가능성
석고보드 업황 악화 시 벽산 '자충수' 둘 수도
- 양종곤 기자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KCC가 수년 내 석고보드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유에스지보랄이 시장 내 2강을 유지해 온 원동력인 벽산과의 공조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벽산은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충청남도 홍성일반산업단지 내 석고보드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약 1300억~15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벽산의 지난해 매출액 4428억원의 30%에 해당하는 대규모 투자다.
업계에서는 석고보드의 유통만 담당하던 벽산이 생산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KCC와 유에스지보랄이 양분하던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약 45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 시장에서 KCC와 유에스지보랄은 각각 50%대, 40%대 점유율을 보여왔다.
일견 이 수치만 보면 벽산은 총 90%대 점유율을 누리고 있는 KCC, 유에스지보랄과의 경쟁에서 불리해 보인다.
하지만 이면에는 벽산이 자체 생산량을 늘릴수록 유에스지보랄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는 일종의 '연결고리'가 있다.
유에스지보랄은 올해까지 18년간 벽산에 석고보드를 공급해왔다. 2013년에는 5년간 연간 약 1000억원 규모의 판매계약을 연장했다.
'1000억원 물량'은 유에스지보랄의 지난해 매출액 2271억원의 절반에 맞먹는다. 벽산이 이 물량을 받지 않는다면 유에스지보랄 입장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매출처를 잃게된다는 것.
벽산 입장에서도 생산시설 확보는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벽산의 지난해 6월말 기준 매입거래 비중 약 70%는 유에스지보랄이 차지했다. 거래 물품 대부분이 석고보드로 추정된다. 벽산이 안정적인 매입처 대신 생산시설을 확보한 판단이 옳았는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건은 벽산과 유에스지보랄이 석고보드 공급 계약을 재연장할지 여부다. 이에 대해 유에스지보랄 관계자는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석고보드 시장의 업황이다. 벽산뿐만 아니라 KCC와 유에스지보랄도 석고보드 시장의 성장성을 기대하면서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지난해 석고보드는 품귀현상을 보일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도 "이 현상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을 볼 때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벽산 관계자는 "석고보드는 다른 대체제를 잠식하고 있어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현재 유에스지보랄과 석고보드 계약기간인만큼 재연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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