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입국 다가오는데…檢 결정적 한방은 어디에?
[칼끝의 롯데]비자금, 계열사간 수상한 자금 흐름 대부분 의혹제기 수준
신동빈 회장 입국 전후 변화 전망 , 제2롯데 인허가 로비 수사확대 가능성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검찰이 롯데그룹 압수수색에 나선 지 3주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결정적 한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과 신동빈 회장(61)의 개인 금고, 주요 계열사 간 수상한 자금 흐름 등 의혹은 무수히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파급력 있는 내용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신격호의 남자'로 불려온 이인원 부회장, 신동빈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 실세인 황각규 정책본부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등 핵심임원의 줄 소환을 앞두고 있지만 이전처럼 의혹제기 수준에 머문다면 검찰의 롯데 수사는 제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높다.
수사관 240여명을 한꺼번에 동원할 만큼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만큼 법조계 및 재계에서는 결국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도 소환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이달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직후 귀국할 예정인 만큼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오너 일가 비자금 정말 있나, 2주 넘게 의혹제기 수준
21일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이 진행 중인 수사 방향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여부와 그 규모 △주요 계열사 간 수상한 자금 흐름 △롯데월드타워 등 각종 인허가 의혹 등 크게 세 줄기로 분류된다.
검찰은 우선 오너 일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금고에서 30억원가량의 현금과 금전출납부를 찾아냈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연간 300억원을 회사로부터 수령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24년 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금을 관리했던 김성회 전무를 비롯해, 후임 이일민 전무, 신동빈 회장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류제돈 전무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이봉철 롯데그룹정책본부 부사장과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등을 소환하는 등 자금의 성격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300억원의 수령액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해마다 받아온 배당금과 급여일 뿐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롯데계열사의 사내이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매년 급여를 받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거론되는 300억 비자금 내용은 급여와 배당금으로 검찰도 이를 비자금으로 단정 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2015년 배당금 19억9300만원, 급여 41억원을 합해 총 60억9300만원을 받았다. 신동빈 회장도 배당금 153억6800만원, 급여 58억300만원 등 총 211억7100만원을 계열사로부터 수령했다.
◇롯데 계열사 간 수상한 자금 흐름 수사도 큰 진척 없어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계열사 간 수상한 자금흐름도 살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롯데케미칼이 원료 구매 과정에서 롯데상사 및 롯데물산 등 계열사를 끼워 넣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롯데케미칼은 검찰 조사 중인 민감한 사안임에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상사는 무역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회사로 합리적인 대행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일본 롯데물산을 구매 통로로 활용한 것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으로부터 롯데알미늄 지분을 헐값으로 인수했다거나 롯데쇼핑이 계열사 3곳으로부터 롯데상사 지분을 낮은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감정평가를 거친 후 법적 범위 내에서 거래하고 공시된 내용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관련 수상한 거래에 대해서도 롯데그룹은 비슷한 내용의 해명을 내놓고 있다. 롯데상사가 인천 계양구 골프장 건설 추진 부지를 공시지가 2배로 매입한 내용에 대해서는 "부동산 감정평가 후 법적 범위 내 거래한 것으로 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장학재단에 기부한 경기도 오산 물류센터 부지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정평가 후 법적 범위 내 거래하고 공시했다고 롯데는 밝히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제기되고 있는 롯데 관련 의혹을 보면 기존에 제기됐던 '묵은 의혹'인 내용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와 관련해 수사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명박 정권을 겨냥한 인허가 의혹에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칼끝, 결국 롯데월드타워로 향하나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는 결국 신동빈 회장의 입국을 전후해 정관계로 향하며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잠실 롯데월드타워 인허가와 관련한 로비 의혹은 검찰이 "현재 수사대상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음에도 언론에 의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석연찮은 인허가 과정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1987년 서울시로부터 송파구 신천동 소재 현 사업부지 매입 후 김영삼 정부 때부터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인근 서울공항 항공기 이착륙 안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공군이 반대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에도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2008년 이후 분위기가 바뀌더니 정부위원회는 2010년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는 비용을 롯데가 부담하는 조건을 전제로 롯데월드타워 건축허가를 내줬다.
이를 두고 정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MB정부 핵심인사와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은밀한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1층 스위트룸을 집무실처럼 활용했고,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양국 정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던 롯데 오너 일가와 가까웠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성사시키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임을 얻었다. 신영자 이사장은 당시 롯데쇼핑과 롯데면세점 사장을 지내며 그룹 내에서 최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친밀했던 MB정부 집권을 기회삼아 이전에는 불허됐던 롯데월드타워 인허가를 얻어냈다 하더라도 로비의혹과 관련한 실체적인 단서가 없다면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롯데그룹은 "성남의 서울공항 부 활주로의 비행안전구역에 제2롯데 부지가 일부 포함되기는 하지만 롯데월드타워 건물은 비행안전구역에서 벗어나 있어 법률상 고도제한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초고층 빌딩은 일반 건물에 비해 공사비가 약 3배가량 들어가기 때문에 20년이 지나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롯데 입장에서 특혜를 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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