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대박' 막걸리 모델로 썼다가 쪽박난 '국순당'

지난해 영업이익 14억…전년비 74.8%↓

국순당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국순당이 지난해 3월 출시한 '대박막걸리'가 호응을 얻지 못한데다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하면서 과도한 모델료를 쓴 탓에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국순당은 2013년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전년(57억원)대비 74.8% 감소했다고 18일 공시했다. 매출액도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92억원으로 전년(1186억원)대비 16.4% 줄면서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국순당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쪼그라든 결정적 이유는 지난해 3월,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하고 야심차게 '대박막걸리' 출시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전지현은 영화 '도둑들'과 '베를린'의 연이은 흥행으로 몸값이 최고로 치솟았고, 국순당은 10억원의 모델료를 지급하고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에 불과한 국순당으로서는 무리한 투자였던 셈이다.

기대와 달리 대박막걸리는 잘 팔리지 않았고, 자금이 부족한 국순당은 찍어둔 CF를 방영할 광고료가 없어 TV 광고는 거의 하지 못했다. 케이블 방송과 온라인 등에서 몇 번 CF를 방영하다가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아예 내보내지 못했다.

국순당 피해대리점 협의회 점주들이 지난해 7월29일 오후 서울 삼성동 국순당 본사 앞에서 국순당 불공정행위 근절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악재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5월, 형제기업인 '배상면주가' 대리점주가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면서 '국순당'의 밀어내기도 도마에 올랐다. 국순당피해대리점협의회 소속 대리점주들은 본사의 일방적 계약해지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국순당을 '제2의 남양유업'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나서 국순당의 불공정행위를 문제삼았고, 결국 배중호 국순당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순당의 약관을 시정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국순당의 기업 이미지는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아직도 피해를 호소하는 대리점주들과 국순당은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열풍이 꺼진데다 국순당이 내놓은 대박막걸리가 '맛없다'는 소비자 혹평이 이어지고, 갑의 횡포 논란까지 더해지자 매출이 급감했다"며 "올해에도 막걸리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줄어든 매출과 영업이익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