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영자, 과거보다 큰 짐…'기업할 환경' 만들어줘야"[문답]
[뉴스1 초대석] "정년 연장 부작용…퇴직 후 재고용 필요"
"배임죄 완화, 근로시간유연화 절실…기술 유출 처벌 강화해야"
- 대담=서명훈 산업1부장, 박기호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산업1부장 박기호 박종홍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MZ세대' 후배 경영자에 대해 "과거보다 오히려 더 큰 짐을 짊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그만큼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새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후배 경영자들이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 모든 게 변화하고 혁신이 일어나는데 우리나라는 규제 때문에 새로운 산업을 못하는 부분이 많다"며 "빨리 개선해 제2반도체 같은 업종이나 기업이 나올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손 회장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다음은 손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의 'MZ세대' 경영자나 사장이 과거와 다른 부분은.
▶과거에는 변화가 천천히 왔지만 지금은 빠르다. 그만큼 미래를 대비하고 스스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 과거보다 지금 경영하는 사람이 더 큰 짐을 짊어진 것 같다.
-한국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기업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AI 시대 모든 게 변화하는데 우리나라만 규제 때문에 새로운 산업을 못한다. 제2반도체 같은 업종이나 기업이 나올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배분, 이른바 'N%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파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 사업장에서 성과급이 교섭 대상이라는 주장이 나오니까 다른 기업까지 확대되고 있어 걱정이다.
기업 이익이 계속 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익이 났다고 해서 다 나누자고 하면 곤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익의 활용 방식은 기업의 경영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할 사안이다. 그렇다고 이익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업 이익은 R&D와 설비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투자를 소홀히 하는 기업은 미래에 견디지 못한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마련했다. 'N% 성과급'은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지침은 지키지 않아도 강제력이 없고, 법원에서 뒤집힐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라고 당부한 만큼 쟁의 대상을 법을 통해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정부의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두고 일부 대기업 노조가 지방 공장 신설을 단체교섭 의제로 삼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장 신설을 저지할 목적으로 하는 파업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노조법 개정을 통해 노동쟁의 대상에서 고도의 경영상 의사결정을 제외해야 한다.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사례가 늘고 있다.
▶법 시행 후 7월 말까지 1000개가 넘는 하청노조가 원청기업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노동위원회 판단이 완료된 142개 사건 중 원청기업에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한 비율이 93%에 달한다. 지금 노동위 판단이 매우 중요한데 결정이 공정성을 잃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안전 의무 이행을 이유로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 의무를 부여하거나, 생산과 무관한 청소나 구내식당 운영 하청 기업의 노조와도 단체교섭을 해야 한다고 결정하고 있다. 노사 관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발생한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시급한 조치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기준이 모호하고, 사업경영상 결정이 쟁의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명확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 노동위는 신중하고 중립적으로 판단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
-정부가 일하는사람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관련 입법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한다.
▶다양한 업무 방식과 계약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노동법을 적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한다.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과 분쟁 비용, 법적 책임이 늘어나 오히려 일자리를 위축시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국회에서 법정 정년연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고령자가 노동 시장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의 청년고용 여력을 떨어뜨려 세대 갈등을 부추길 수 있고, 혜택이 노조가 있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집중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할 수 있다. 퇴직 후 재고용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일본은 2004년 재고용 중심의 65세 고용확보 조치를 도입하면서도 법정 정년은 60세로 유지해 기업 부담을 경감했다.
-메가특구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첨단산업 분야에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논쟁이 뜨겁다.
▶근로시간 등 노동법제 전반이 경직되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R&D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현행 주에 12시간인 주 단위 연장근로 한도를 월이나 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해야 한다. 연구개발직이나 전문직, 스타트업 핵심인력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규제 적용을 제외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핵심산업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경제 안보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핵심기술 해외유출은 약 3.7배나 급증했다. 미국이나 대만 같은 주요국은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안보 법률로 강력히 대응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반 경제범죄로 다뤄 처벌 수준이 약한 영향이다. 핵심기술 해외유출을 경제안보 문제로 격상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배임죄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노란봉투법은 이미 도입된 반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배임죄 개선은 여전히 지연돼 아쉽다. 배임죄는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처벌 수준이 엄격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위축시킨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선해야 한다.
1096pag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