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도, 최태원도 임기 만료 눈앞…차기 경제단체 수장 누구?

4대 그룹 한경협 회장단 복귀 여부 따라 판도 변화…연내 결론
최태원, 대한상의 찍고 한경협 회장 후보 물망…"관건은 시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왼쪽)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경제계 '투톱'인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임기가 사실상 올해로 끝나면서 후임 수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차기 경제단체장은 4대 그룹의 한경협 회장단 복귀 문제와 맞물려 있어 다소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한경협 회장은 통상 회장단 가운데서 선출하는데, 4대 그룹의 회장단 복귀 여부가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경협과 대한상의는 독립적으로 수장을 선출하고 시기상 한경협 회장이 한 달 앞서 선출된다. 한경협 차기 회장의 얼굴이 확정되면, 대한상의 차기 회장 후보군도 자연스럽게 좁혀지는 구조다.

류진 공개 러브콜에도…4대 그룹, 회장단 복귀 '장고'

19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이달 27일 열리는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들의 한경협 회장단 복귀 안건 상정을 논의중이지만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상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회장은 지난해 7월 제주하계포럼에서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4대 그룹 회장들이 (회장단에) 복귀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공개 러브콜을 띄웠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 회장단은 소속 재계 총수들이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시절엔 이건희 삼성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20여명의 대기업 총수가 격월로 정기 회의를 가졌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전이던 1997년 9월 폐암 수술을 받은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회장단은 구성원의 면면과 파급력에서 한경협을 '재계 맏형'에 올려놓은 권위 기구인 셈이다.

4대 그룹은 지난 2024년 말 한경협 회원사로 복귀했지만, '마지막 퍼즐'인 총수들의 회장단 복귀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한경협의 위상 재건을 핵심 과업으로 내세우는 류 회장이 4대 그룹 총수들과 수시로 접촉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물밑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류 회장은 조직 쇄신 차원에서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네이버·카카오·두나무·하이브 등을 신규 회원사로 유치하며 외연을 키웠다. 2009년 문을 닫았던 회원사 네트워킹 공간인 '경제인클럽'도 17년 만인 이달 초 다시 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2.4 ⓒ 뉴스1 이재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기 한경협 회장 후보군 '부상'

류 회장은 이번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을 목표로 설득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를 비춰보면 한경협은 통상 회장단 내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해 왔다. 류 회장은 4대 그룹 총수가 차기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관계자는 "(류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해체 위기에 몰렸던 전경련(한경협)을 재건하는 걸 소임으로 여기고 있다"며 "한경협의 위상을 과거처럼 높이려면 (다음 회장은) 4대 그룹에서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재계는 4대 그룹 총수들이 연내 한경협 회장단 복귀를 확정할 것으로 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이 지난해 사법 리스크를 벗은 만큼 치명적인 걸림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최근 상속 분쟁 1심에서 승소하며 운신의 폭이 전보단 자유로워졌다.

관건은 이재용 회장의 결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공동의 문제는 삼성이 먼저 나선 후 (타 그룹들이) 보폭을 맞추는 암묵적 관행이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류 회장은 지난해 이 회장의 대법원 무죄 확정 직후 "이 회장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회장단 복귀를 요청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도 연내 회장단 복귀가 점쳐진다. 재계 안팎에선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차기 한경협 회장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다. 이중 최태원 회장은 내년 3월 대한상의 회장직 임기가 끝나는데, 한경협 회장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대한상의 회장(18~21대)을 역임한 후 경총을 맡고 있어 이례적인 인선은 아니다"라며 "최 회장도 경제단체를 더 이끌며 경제·정책적으로 필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한경협은 회장직 연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류진 회장이 3연임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