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주사 인적 분할 왜?…김동관 중심 3세 경영 가속

㈜한화, 인적 분할…방산·조선해양과 테크·라이프사업 분리
"3세 경영 승계 사실상 마무리…그룹 계열분리 가능성도 있어"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한화그룹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양새롬 기자 = ㈜한화가 인적 분할을 단행하면서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가속할 전망이다. 지주사 인적 분할로 3세 경영 승계 구도가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승연 회장에서 김동관(장남)·동원(차남)·동선(삼남) 삼형제로 넘어가는 승계 과정에서 한화그룹이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 한화에어로·오션·솔루션·생명 등 존속 법인…테크+라이프 계열사 '신설법인'

한화(000880)는 14일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과 테크 및 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으로 인적 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인적 분할은 6월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인적 분할이 되면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는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 속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방산 및 조선·해양, 에너지 그리고 금융 계열사는 존속법인에 속하게 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존속 법인 76.3%, 신설 법인 23.7%로 산정됐다. 기존 주주들은 분할 비율대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한화그룹 제공)
"인적 분할,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사업별 빠른 의사 결정, 경쟁력 강화"

㈜한화는 인적 분할로 그동안 기업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던 '복합기업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각 회사가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경영 전략을 독자적으로 수립,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확보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이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경영 효율성이 증대되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던 ㈜한화의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속법인은 방산, 조선 등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법인 역시 독립적 지주 체계에서 분할 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적기 투자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돼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관계자는 "인적 분할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발표를 계기로 매출 성장성 제고, 주주환원 확대 등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관리 지표로 설정하고, 주주 및 투자자들과의 신뢰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서울 중구 장교동 빌딩.(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중심 3세 경영 가속…한화 "현재 금융 부분 계열 분리 계획 없어"

시장은 이번 ㈜한화 인적 분할로 3세 경영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평가한다.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가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통해 방산·항공우주 사업을, 김동원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맡는다. 이번 신설법인은 김동선 부사장이 주로 담당하고 있던 분야다.

현재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11.33%, 김동관 9.77%, 김동원 5.37%, 김동선 5.37%다. 지난해 김승연 회장의 증여로 삼형제의 지분율이 42.67%가 되면서 경영권 승계는 완료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심사는 ㈜한화 인적 분할을 세 개의 법인이 아닌 두 개의 법인으로 했느냐다. 삼형제의 사업 구도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삼남의 사업 부문만 신설법인으로 분리할 게 아니라 세 부분으로 계열 분리를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시간의 문제라며 결국 3세 경영 과정에서 그룹 계열 분리 가능성도 제기한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의 인적 분할을 예정된 수순으로 (이번 인적 분할로) 삼형제의 그룹 내 역할 분담이 더욱 명확해지는 동시에 3세 승계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라며 "그룹 내 계열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적 분할은 승계보다는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적 분할은 반도체 장비, 시큐리티 장비, F&B, 유통 등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해당 사업군의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중장기 성장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현시점에서 금융 부분의 분리와 관련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