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운명 D-1…"위헌도, 합헌도 문제" 韓 전전긍긍 왜?

美 대법원, 이르면 14일 최종 판결…위헌 무게 속 반전 가능성
트럼프 "대안 많다"…반도체·의약품 관세 폭탄 '후폭풍' 대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운명이 이르면 14일(현지시각) 판가름 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상호관세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결론이 나오든 미국의 관세 정책 전반에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경제계도 촉각을 세우고 향배를 가늠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위헌 결정이 나오더라도 관세 환급 규모가 크지 않고 오히려 품목 관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美 대법, 14일 상호관세 판결할 듯…"일단 위헌 가능성 무게"

13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르면 14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헌법 합치 여부를 판결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11월 5일 심리를 종결하고 숙고를 이어왔는데, 당초 예상됐던 9일에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14일이 가장 유력한 선고기일로 점쳐지고 있다.

쟁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 조치가 적법했는지'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미국의 안보·외교·경제에 대한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외국과의 경제적 거래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재계는 연방대법원이 '위헌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1심 국제무역법원과 2심 연방항소법원 모두 "IEEPA는 대통령에게 무제한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데다, 보수 성향이 짙은 연방대법원마저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회의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다만 연방대법원이 정치적 판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전 세계 185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해 현재까지 약 1500억 달러(220조 원)를 거둬들였다. 법원 판결로 '원천 무효'가 되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동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법원이 어떤 이유로든 관세 문제에서 미국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다면 우리가 되돌려줘야 할 금액은 수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고, 각국과 기업이 공장·제조시설·설비에 투자한 금액까지 더하면 수조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망한다(screwed)"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 AFP=뉴스1 ⓒ News1 조유리기자
"제2 관세 폭풍 불가피"…셈법 복잡해진 韓 재계

문제는 어떤 판결이 나오든 '제2 관세 불확실성'이 예고됐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승소할 경우 관세를 외교·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세 무기화'가 굳어지게 된다. 반대로 패소하더라도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동원해 더 넓고 강한 관세를 부과하는 '플랜 B'를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

연방대법원의 판결 대상은 상호관세에 국한됐다는 점도 한국 입장에선 유리하지 않다. 자동차·철강·가전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업종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파생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위헌 결정이 나와도 실익(환급)은 크지 않고, 오히려 리스크만 커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 구조상 자동차, 철강 등은 (무역확장법) 232조 품목관세 적용을 받고 있고, 가전은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50%)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만 환급 대상"이라 위헌 결정이 나오더라도 환급분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헌 결정이 반도체·바이오 등 새로운 품목·파생 관세 적용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한 수석연구원은 "상호관세가 무력화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역확장법 232조"라며 "(미 상무부가) 지난해부터 조사 중인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풍력터빈, 산업기계 등의 (관세 부과) 결과가 연이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출장길에 오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1일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에 대해 "굉장히 변수가 많다. 지금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이번 방미 목적도 미국 정부, 로펌, 미국 내 통상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기에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철저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